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을 두고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다.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35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격동기였던 2013년 갤럭시 시리즈 흥행으로 썼던 기록(영업이익 36조7850억원)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867억원), 2017년(영업이익 53조6450억원)까지 더해 역대 4번째 성적이다.
매출이 늘면서 외형성장 정체 부담을 덜어낸 데 이어 수익성(영업이익)도 개선돼 질적으로도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서 상반기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하반기 들어 폭발하면서 최근 2~3년 동안 어어졌던 반도체 편중 우려를 어느 정도 씻어냈다는 진단이다.
4분기 실적만 떼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 4분기보다 각각 1.87%, 25.7% 늘었다.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8.9%, 영업이익은 27.1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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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락세와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연말 할인 프로모션 확대, 계절적 비수기 효과,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폰·가전 골고루 선전…'부진 늪' 디스플레이도 유종의 미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800억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4000억원가량을 내면서 2020년 유종의 미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 매출이 크게 뛴 데다 급락했던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코로나발 훈풍으로 역주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무선네트워크 사업을 총괄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2 출시와 비수기 효과로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TV·생활가전의 CE(소비자가전)부문은 연말 마케팅 비용 확대 영향 등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초호황 또 온다…내년 매출 300조·영업익 60조 관측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 기대감도 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지난해 14조~15조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를 바닥으로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내년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매출 300조원, 영업이익 60조원을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