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간호로봇 돌봄받는 요양병원 할아버지께 'VR 세배'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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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년기획]신축년 새해 인류의 삶 바꿀 첨단기술들

편집자주 #신축년 새해 나효자씨(가명)는 ‘온택트(온라인 접촉) 설’을 보내기로 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외부 면회가 금지된 요양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나씨 가족은 최근 구매한 360도 VR(가상현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쓰고 5G(5세대 이동통신)망과 연결된 가상의 실버타운에 접속한다. 환자복 대신 한복을 차려입은 할아버지가 입구에서 먼저 기다리다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에서 나씨 가족은 차례를 지내고 할아버지 건강을 기원하는 새배도 드렸다. 새해에는 VR·AR(증강현실) 같은 버추얼커넥터(Virtual Connector) 기술이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VC기술은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더 현실적으로 보고 느끼게 해주고 우리의 삶 곳곳을 연결한다. 코로나19 충격파 속에 ‘안전위생사회’ ‘쾌적한 이동’ ‘세상의 확장’을 키워드로 한 혁신기술의 발전속도도 눈부시다. 새해 인류의 삶을 다시 한번 바꿔놓을 첨단 과학기술들을 만나봤다.

간호보롯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간호보롯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의료인력 부족 메우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같은 신·변종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 감염원 사전탐지와 검출시스템, 다양한 질환을 한번에 검사하는 다기능 진단기기, 치료·예방백신 개발용 플랫폼, 인체 면역증강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염병 감염자가 누구와 접촉했고 어느 곳을 방문했는지 IT(정보기술) 기반으로 역추적하는 ‘접촉자 추적시스템’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아프리카돼지열병 모니터링 시스템 등으로 응용돼 시장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STI모바일로보틱스의 간호봇 ‘SASHA’/사진=ASTI 홈페이지ASTI모바일로보틱스의 간호봇 ‘SASHA’/사진=ASTI 홈페이지


생활방역의 일상화로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 전염 위험성을 줄일 무인 이동식 방역로봇과 의료용품 배송로봇 개발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스페인 산업용 무인운반로봇 제조업체 ASTI모바일로보틱스는 지난해 6월 병원 의료진의 업무를 보조하는 간호봇 ‘SASHA’(Smart Autonomous System Hospital Assistant)를 출시했다. 환자 침대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해 의약품과 음식물을 나눠준다. 의료진은 바이러스 감염환자와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단순 반복업무로 인한 의료진의 육체적 피로를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실내 자율주행로봇 개발업체 트위니가 오염된 의료폐기물을 의료진 대신 운반하는 ‘따르고’를 의료현장에 투입했다. 의료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로봇은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입원한 음압병실에서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를 쏘며 방역활동도 펼쳤다.



로봇학계·산업계는 신종 감염병이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 사태에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로봇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의료플랫폼은 하나의 거대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발전해갈 것”이라며 “여러 가지 검사·수술은 대부분 컴퓨터와 로봇이 맡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택시 드론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택시 드론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늘엔 ‘유인용 택시·엠뷸런스 드론’ 지하엔 ‘하이퍼루프’…모빌리티 혁명 가속도
장거리를 오가는 차에서 편하게 누워가는 모습은 누구나 한 번 정도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의자를 뒤로 완전히 젖혀 침대처럼 누워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인기를 끌었듯이 최상의 탑승감은 이동수단계의 킬러콘텐츠임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미래 이동수단인 자율주행차가 새삼 주목받는다. 주상우 자율형자동차부품소재청색기술선도연구센터장(영남대 기공학부 교수)는 “차에 탄다는 개념보다 마치 호텔에 ‘체크인’하는 식의 개념이 더 강한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모빌리티 라이프’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자율주행차의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도로에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친환경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이른바 ‘그린뉴딜’ 청사진을 정부가 제시한 가운데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들을 조기에 선점하려는 연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관련해 자율주행차 센서와 방균·방음·방진·방오 등의 맞춤형 실내소재 개발, 홀로그램 등 차량 주행환경 인식·제어부품, 차량 경량화기술 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에 뜬 드론택시/사진=이기범 기자서울 도심에 뜬 드론택시/사진=이기범 기자
서울에서 뉴욕까지 2시간이면 가는 진공튜브형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하이퍼루프’가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으로 하교하고 미국으로 등교하면서 지구 반대편 미국까지 일일생활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이퍼루프는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상태에 가까운 터널(튜브)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운송수단을 말한다. KTX(고속열차)를 대체할 미래 대중교통 수단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현재 기술력을 토대로 한 부산에서 서울까지 주파 예상시간은 20분. 최근 영국 버진그룹 산하 초고속 진공열차인 ‘버진 하이퍼루프’가 회사 관계자 2명을 태우고 첫 승객 테스트에 성공했다. 버진그룹의 하이퍼루프는 최고시속 172㎞로 500m 시험구간을 15초 동안 달렸다. 2025년까지 안전성 검증을 거친 후 2030년부터 실제 운행이 가능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예상이다.

미국 스타트업 하이퍼루프TT가 사람이 승차할 수 있는 크기의 풀사이즈 프로토타입 주행모델 '퀸테로원'을 공개했다. 사진은 퀸테로원 가상도/사진=하이퍼루프TT미국 스타트업 하이퍼루프TT가 사람이 승차할 수 있는 크기의 풀사이즈 프로토타입 주행모델 '퀸테로원'을 공개했다. 사진은 퀸테로원 가상도/사진=하이퍼루프TT
국내 연구진도 축소형 초고속열차 ‘하이퍼튜브’로 시속 1000km를 돌파하는데 성공, 기술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독자개발한 축소형 튜브 공력시험장치로 하이퍼튜브 속도시험을 실시, 진공상태에 가까운 0.001 기압 수준에서 시속 1019㎞/h의 속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행기에 버금가는 속도로 미국·유럽을 다니는 국제선 항공기의 경우 800~1000㎞/h의 속도로 비행한다. 이밖에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할 전기·수소 기반 친환경 이동수단 개발도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철도연이 개발 중인 최고시속 1,200km의 하이퍼튜브 개념도/사진=철도연철도연이 개발 중인 최고시속 1,200km의 하이퍼튜브 개념도/사진=철도연
국내 연구진도 축소형 초고속열차 ‘하이퍼튜브’로 시속 1000km 돌파하는데 성공, 기술경쟁력의 닦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독자 개발한 축소형 튜브 공력시험장치로 하이퍼튜브 속도시험을 실시, 진공상태에 가까운 0.001 기압 수준에서 시속 1019km/h의 속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행기에 버금가는 속도로 미국·유럽을 다니는 국제선 항공기의 경우 800~1000km/h의 속도로 비행한다. 이밖에 내연기관을 완전 대체할 전기·수소 기반 친환경 이동수단 개발도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실감형 미디어 기기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실감형 미디어 기기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대면 확대로 몸값 오른 VR·AR…의료·엔터테인먼트·교육분야 잇단 ‘러브콜’
VR·AR 등의 실감형 미디어기술은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대로 요즈음 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기술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의료시장의 ‘러브콜’이 잇따른다. 부산대병원은 이동통신사 KT와 의료 전문 스타트업 테크빌리지와 함께 VR 기반 게임형 원격 재활훈련 프로그램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뇌질환 중증환자가 회복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팔·손부위 마비증상을 개선, 환자의 일상회복을 돕는다. 이를테면 환자가 VR기기를 쓰면 눈앞에 펼쳐지는 입체현실 속에서 망치질, 블록쌓기 등의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러면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신경체계가 자극받아 환자의 어깨·팔·손운동력이 점차 향상된다고 부산대병원은 설명했다.

의료VR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의료VR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환성 교수팀은 AR기술로 골종양수술에 성공했다. 조 교수팀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로봇공학과 홍재성 교수팀과 함께 태블릿PC에 환자 다리에 발병한 암의 정확한 위치 및 크기를 실시간 AR기술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수술에 도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진단 이미지를 통해 확보한 종양의 위치·크기를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종양의 위치정보가 태블릿PC에 표시된다.
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상상파크 개관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VR 트레드밀(가상공간 걷기 및 뛰기)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상상파크 개관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VR 트레드밀(가상공간 걷기 및 뛰기)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뉴스1
VR·AR기술은 엔터테인먼트·교육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다. 지난해 7월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가 100여개국에서 최대 75만6000여명이 동시접속해 라이브 스트리밍 콘서트 최다 시청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랐다. 이는 5만명 이상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공연 15회와 맞먹는 수치다. 이 콘서트에 VR·AR기술을 도입하면 팬들에게 더 큰 만족도를 제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원격수업이 일반화하면서 ‘디지털교육플랫폼’이 황금알을 낳을 기술아이템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디지털교과서, 온라인 학습콘텐츠 관리시스템, AI(인공지능) 기반 개인화 학습시스템, 교육부문용 도용방지 소프트웨어가 유망 사업화 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 최윤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센터장은 “저출산 등의 인구감소로 재정난에 처한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고도의 디지털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개방형 온라인 수업을 새 수익원으로 삼는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DNA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DNA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밖에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고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을 연장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뇌질환과 같은 난치병을 극복할 바이오·헬스분야 투자가 늘고 있다. 원하는 대로 유전자(DNA)를 고쳐 쓰거나 줄기세포 치료 등을 통해 암이나 유전질환을 극복하는 정밀의료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미세먼지가 극심하거나 거대 산불피해가 수일 간 계속될 때 ‘인공강우’를 내리게 하고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강도인 ‘중급’ 태풍이 다가오면 태풍세력을 약화하거나 진로를 변경할 로켓을 쏘아올리는 기상기후 조절 기술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에 대처한 재난재해·기후변화기술 개발도 새로운 연구·개발 투자처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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