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관광' 시대, 제주에 새 랜드마크 생겼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12.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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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8일 개장한 롯데관광개발 제주드림타워 직접 가보니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진=유승목 기자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사진=유승목 기자


"건물 앞을 지나다니며 구경한 적이 있는데 드디어 문을 여는 건가요? 처음엔 걱정도 많았는데,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지역경제 도움도 될 것 같으니 좋죠. 코로나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나중엔 관광객들로 붐빌 것 같네요."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 일상생활이 멈춰선 지난 18일. '제주 토박이' 택시기사의 마스크 속 감춰진 표정엔 기대감이 보였다. 제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노형동 오거리에 위치한 거대한 건물 하나가 제주의 표정을 바꿔놓은듯 했다. 이 건물은 제주 최고 높이, 최대 규모의 '제주 드림타워'다.



한라산 말고 높은 게 또 있네
규격 외 사이즈, 제주 랜드마크 될까
'럭셔리 관광' 시대, 제주에 새 랜드마크 생겼다
제주 도내 가장 노른자위 땅인 노형오거리에서 문을 연 제주 드림타워는 국내 최초 도심형 복합리조트다. 크루즈·패키지(PKG) 여행사에서 럭셔리 호텔과 카지노·쇼핑·식음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선언한 롯데관광개발이 사활을 걸고 추진한 야심작이다. 전체 사업비만 무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순수 국내 자본으로 1조원 넘는 금액이 제주에 투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그간 제주에서 볼 수 있었던 관광 인프라와는 규모부터 다르다. 기존 제주에서 가장 높았던 롯데시티호텔(89m)보다 2배 가량 높고 연면적은 30만3737㎡로 여의도 63빌딩의 1.8배 크기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처럼 제주국제공항 등 제주시내 주요 지역에서 우뚝 솟아있는 드림타워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경쟁 관광지와 비교해 뚜렷한 랜드마크가 없었던 제주에도 새로운 볼 거리가 생긴 것이다.



이날 드림타워를 찾은 방문객들은 웅장한 내·외부 시설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특히 건물 외벽에 설치된 가로 241m·세로 42m의 국내 최대 규모 미디어파사드에 대한 반응이 컸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매시 정각부터 10분 간 다양한 색채의 미디어 아트가 연출되는데, 자연경관 일색이었던 제주에서 오히려 신선하다는 것이다. 직장인 윤모씨는 "관광지를 제외하면 시내는 크게 볼거리가 없었는데 색다른 관광 콘텐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얏트그룹 역량 총집결
리조트 안에서 먹고, 보고, 즐긴다
롯데관광개발 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프리미어 객실. 제주 시내 전경과 공항, 바다가 보인다. /사진=유승목 기자롯데관광개발 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프리미어 객실. 제주 시내 전경과 공항, 바다가 보인다. /사진=유승목 기자
내부 시설은 해외 유명 리조트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호텔파트는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그룹이 맡아 서비스하고 있다. 드림타워에는 하얏트그룹의 최상위급 브랜드인 그랜드 하얏트가 들어선다. 전 세계 750여개의 특급호텔을 운영하는 하얏트그룹 내에서도 두 번째 규모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가장 큰 호텔이란 설명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럭셔리 호텔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하얏트그룹도 드림타워에 글로벌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드림타워에는 총 14개의 파인 다이닝 등 식음시설이 들어서는데, 하얏트는 미슐랭 3스타 셰프부터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 글로벌총괄 출신의 벨기에 셰프 등 4명의 스타 셰프를 제주로 불러 모았다.


폴 콱 그랜드 하얏트 제주 총지배인은 "그랜드 하얏트가 모던 코리안 라이프스타일과 '정(情)'으로 대표되는 호스피탈리티 제주시의 새로운 관광 중심지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진출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드림타워 위에서 바라본 8층 풀데크와 제주시내 전경. /사진=유승목 기자제주드림타워 위에서 바라본 8층 풀데크와 제주시내 전경. /사진=유승목 기자
객실 수준도 상당하다. 객실 수만 무려 1600개인데, 전부 올 스위트 객실로 꾸며졌다. 기본 객실의 전용면적만 65㎡(약 20평)로 다른 특급호텔보다 훨씬 크다. 부부나 연인은 물론, 제주 관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도 여유롭다. 어메니티는 기본 객실에는 발망, 상위 객실에는 에르메스 등 명품으로 구성했다. 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와 바다가 동시에 보이는 전망도 여느 제주호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관이었다.



코로나 끝나면 럭셔리 관광 뜬다
제주 인재 2000명, 드림타워 살린다
'럭셔리 관광' 시대, 제주에 새 랜드마크 생겼다
이는 글로벌 여행시장 트렌드인 럭셔리 관광에 따른 것이다. 샤넬·에르메스처럼 명품을 선호하는 니치(틈새) 시장이 커지는 것처럼 명품 관광 니즈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 역시 관광의 질적 측면에서 불모지란 평가가 나오는 만큼, 관광 인프라 고급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외국인 카지노 '큰 손'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안한 럭셔리 콘셉트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 이후 급부상할 관광 트렌드에 들어맞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숙박과 식음 뿐 아니라 쇼핑 콘텐츠까지 신경썼다. 드림타워 3~4층에 방탄소년단(BTS)의 의상을 만든 디자이너 등 200명의 K패션 전문가가 참여한 쇼핑몰 '한(HAN) 컬렉션'이 들어섰다. 뷰티와 함께 패션이 대표적인 한류 쇼핑 콘텐츠인 만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까지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1층 로비의 모습. 객실을 1600개 가량 운영하는 등 대규모 리조트인 만큼 어디에서나 체크인이 가능하다. /사진=유승목 기자제주드림타워 그랜드하얏트 제주의 1층 로비의 모습. 객실을 1600개 가량 운영하는 등 대규모 리조트인 만큼 어디에서나 체크인이 가능하다. /사진=유승목 기자
무엇보다 이날 드림타워에서 시설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활기찬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지역 인재 2000명이 일자리를 구해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현재 롯데관광과 그랜드 하얏트 소속으로 2000명이 일하고 있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외국인 카지노까지 총 3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차원의 여행이 시작된다는 설레임이 직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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