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시큐브 신임 대표 "가보지 않은 길 도전할 것"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0.12.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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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시큐브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이규호 시큐브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회사가 이제껏 가보지 않은 길로 가보려고 합니다.”

이규호 시큐브 (849원 ▼11 -1.28%) 신임 대표(44)의 당찬 포부다.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시큐브 본사에서 만난 이규호 대표는 “내년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도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홍기융 전 사장이 차기 CEO로 발탁한 인물이다. 다소 젊은 나이도 그렇지만 구력 20년 된 중견 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사가 현직 연구소장(엔지니어)을 차기 경영자로 낙점한 것도 동종업계에선 이례적이다.

그간 회사를 이끌어왔던 홍기융 전 사장은 창업 20돌을 맞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당분간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홍 전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엔지니어가 창업했다 해도 회사를 일정 반열에 올리면 통상 재무나 영업 전문가를 전문 경영인으로 내세워왔던 게 이 바닥 생리다. 그는 왜 후임자로 또다시 엔지니어 출신을 지목했을까. 홍 대표는 “여전히 기술개발이 절실한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시큐브를 계속 발전시켜 갈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회사의 핵심 자산인 기술 경쟁력과 함께 급변하는 보안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사실 회사 창립 멤버에 가깝다. 18년 전 20대 중반 나이로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시큐브에 입사했다. 이 대표는 입사 후 줄곧 서버 보안 OS(운영체제) 등 기술개발에 매진해왔다. 20년간 시큐브의 주력 제품이자 시장 1위 제품인 서버 보안 OS 솔루션 ‘시큐브토스(SecuveTOS)’와 서버·시스템 통합계정권한관리 솔루션 ‘아이그리핀(iGRIFFIN)’ 개발의 일등공신이다. 특히 아이그리핀은 이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얻고 기획해 개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아이그리핀은 고객과의 소통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낸 결과물”이라며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등 시장 변화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처음 도전할 신사업으로 랜섬웨어 공격 위협 탐지 솔루션을 꼽았다. 그는 “최근 클라우드 등에 올려진 기업 데이터를 탈취하려는 타깃형 랜섬웨어 공격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엔 이랜드 그룹의 시스템이 랜섬웨어에 감염돼 사이버 공격자들로부터 협박을 받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 대표는 이르면 내년 1월 제품 출시를 공식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랜섬웨어 탐지 솔루션의 핵심기술도 이 대표가 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개발해왔던 기술 중 하나다. 운영체제(OS)를 구동하는 핵심 프로그램인 커널(Kernel) 단계에서부터 악성코드를 탐지해 랜섬웨어가 데이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암호화하려는 시도 자체를 막는 기술이다. 시큐브는 이에 대해 최근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이 대표는 “기존 백신 제품들보다 이 제품이 최근 늘어나는 타겟형 랜섬웨어 공격을 막기에 더 적합할 것”이라며 “신제품에 대해 상반기 중 GS인증을 받아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공 시장 등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품 영업 방식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시큐브의 또 다른 신규 사업인 필적 등 수기(手記) 생체인증 전자 계약 서비스 ‘시큐사인’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을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개인이나 소상공인 등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한 방안이다. 이 대표는 “보안기업 특성상 기업 대상 B2B(기업간 거래) 영업만 해왔는데 회사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B2C(기업·개인간 거래) 방식을 해보려 한다”며 “‘젊은 감각’을 마케팅에도 활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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