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QD·신가전' 미래에 방점…이재용이 사장단 인사에 던진 '메시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12.02 16:38
글자크기
'반도체·QD·신가전' 미래에 방점…이재용이 사장단 인사에 던진 '메시지'


삼성그룹 전자계열사가 2일 50대 사장단을 앞세운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반도체 사업의 핵심인 메모리·파운드리 사업부장과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S 대표를 교체하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이 주요 골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QD(퀀텀닷디스플레이)·신가전'으로 대표되는 미래성장동력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올해 현장경영 행보에서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 "멈추면 미래가 없다" 등 유독 미래 준비를 강조했다.



사장단 승진자는 총 5명이다. 삼성전자에서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60)이 생활가전사업부 출신으론 첫 사장이 됐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53)과 최시영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56)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각각 메모리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는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최주선 대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7)과 김성철 중소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9)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이재승 사장을 빼고 사장 승진자 4명이 모두 50대다. 삼성전자의 핵심 실적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를 이끄는 이정배 사장은 만 53세다. 최근 '60세 룰'(60세 이상 사장들의 교체)이 다소 완화된 분위기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른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춘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인사로 삼성전자에서는 전체 사장단 13명 중 사업지원·법무 등 지원부문을 빼면 사업부문 사장 10명 중 8명이 50대로 채워졌다.

'반도체·QD·신가전' 미래에 방점…이재용이 사장단 인사에 던진 '메시지'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를 이끌던 진교영·정은승 사장은 각각 종합기술원장과 삼성전자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최초의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자리를 옮긴다. 생산·영업 현장은 젊은 실무진에게 맡기고 연륜과 노하우를 갖춘 고참급 전문가는 연구·개발 부문으로 돌려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꾀한 셈이다.


황성우 종합기술원장(58)을 '현직'(삼성SDS 대표이사)에 복귀시킨 역발상 인사도 신·구 조화와 전·후방 연계를 염두에 둔 깜짝 인사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과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 등 3인 트로이카 체제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밖에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담당(사장)이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이동했다.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첫 인사에서 '미래'를 키워드로 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한다. 사장 승진자가 나온 반도체(2명)·디스플레이(2명)·신가전(1명) 부문은 2030년 파운드리 세계 1위, QD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등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 비전과 맞물리는 분야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과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 속에서 연말 인사를 통해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쇄신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