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절미부터 볶음밥까지...별것 다 구워먹는 와플팬 요리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1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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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는집순이]

편집자주 코로나 시대의 집콕 생활은 잉여로움을 즐기던 집순이의 '부지런한 한국인 DNA'를 깨웠습니다. 부지런해진 집순이는 맛있는 음식을 다채롭게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레시피를 이용하기도 하고 창의적으로 조리법을 도전해보기도 합니다. 절대 미각이 아니라 전문성은 부족합니다만 1인가구, MZ세대인 기자가 솔직한 후기를 전합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크루아상 생지·호박인절미·볶음밥·감자전 반죽·해시브라운·만두·치즈핫도그를 와플팬에 구워낸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왼쪽부터 시계방향)크루아상 생지·호박인절미·볶음밥·감자전 반죽·해시브라운·만두·치즈핫도그를 와플팬에 구워낸 모습. /사진=이영민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길어지면서 집콕 생활에 '장비발'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400번 저어 먹는 달고나 커피를 만들며 심심함을 달래던 사람들은 이제 온갖 조리도구를 사서 카페나 베이커리 부럽지 않은 디저트를 만들고 있다.

와플 기계(와플메이커·와플팬)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리도구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와플메이커 판매량은 전년대비 7배 이상 늘었다.



와플이 주식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와플 기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달고나 커피' 열풍 때처럼 하나의 놀이문화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와플 기계에 크로아상, 떡, 전, 볶음밥, 감자, 만두 등 온갖 음식을 구워 먹는 방법이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인절미부터 볶음밥까지…"무조건 누르고 보자"
크로플 만드는 과정 /사진=이영민 기자크로플 만드는 과정 /사진=이영민 기자
SNS를 구경하다가 한 공동구매 계정에서 와플팬으로 별걸 다 구워먹는 광고를 보고 1차 혹한 뒤, 9000원대 가격에 2차 혹해서 와플팬을 구매하게 됐다.



◇크로플=와플 기계를 구입한 사람들이 와플보다 더 많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음식이 크루아상이다. 크로플의 인기는 홈카페족 증가와 맞물리면서 와플 기계와 크루아상 생지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크로아상 생지를 와플팬에 넣고 노릇해질 때까지 구웠다. 제품에는 오븐에 165도로 18분 구우라고 나와있지만 와플팬에 구우면 5분 정도면 완성할 수 있다.

완성된 크로플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감탄사가 나오는 맛이었다. 평소 크루아상이나 빵 종류를 즐겨먹지 않는데도 크로플 2개를 뚝딱 해치웠다. 크루아상 생지가 맛있는 덕인지 와플팬 덕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카페에서 먹은 크로플보다 훨씬 맛있는 홈메이드 크로플이었다. 빵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다이어트에 위험한 조합일 수도 있겠다.


호박인절미 와플(위), 볶음밥 와플/사진=이영민 기자호박인절미 와플(위), 볶음밥 와플/사진=이영민 기자
◇인절미와플=마켓컬리에서 구매한 호박인절미 여섯 알을 와플팬에 구웠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제품이라 태울까봐 조마조마하며 수차례 와플팬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했다. 13분 정도 구우니 노릇하게 잘 구워졌다.

와플팬에서 와플을 떼는 과정에서 떡이 늘어나서 모양은 좀 망가졌다. 하지만 맛은 크로플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겉바속쫄' 와플이었다.

◇볶음밥와플=냉동볶음밥을 그대로 와플팬에 넣고 중불에 20분 정도 구웠다. 와플팬이 작아서 볶음밥을 나눠서 넣느라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다. 와플기계가 좀 더 크다면 10분 내로도 가능할 것 같다.

볶음밥은 팬에 눌러붙은 부분을 수저로 박박 긁어먹어야 제맛이라는 믿음이 깨졌다. 앞으로 볶음밥은 무조건 와플팬 행이다. 와플팬으로 볶음밥을 구우면 볶음밥의 양쪽 면 모두가 바삭한 누룽지가 된다. 게다가 팬에 눌러붙지 않아서 제일 맛있는 부분을 남기는 아쉬움을 겪을 필요도 없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치즈핫도그, 만두, 해시브라운, 감자전 와플 /사진=이영민 기자(왼쪽부터 시계방향)치즈핫도그, 만두, 해시브라운, 감자전 와플 /사진=이영민 기자
◇치즈핫도그·해시브라운·감자전·만두=위 3가지 메뉴와 달리 원래 조리법대로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은 메뉴들이다.

핫도그, 해시브라운, 만두는 머금고 있는 기름이나 육즙이 많기 때문에 와플기계로 누르면 기름이나 육즙이 빠져나와서 아쉽다. 특히 와플메이커가 아닌 와플팬을 사용하면 뒤집는 과정에서 육즙이 밖으로 흘러내려서 조리하기도 불편했다. 감자전도 팬에 기름을 많이 두르고 구워야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기름을 소량 발라서 구워먹는 와플팬 조리 방식으로는 제맛이 살아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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