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X레이 1장으로 '코로나 정량화' 기술개발 성공…메디컬아이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11.27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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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소프트웨어업체 메디컬아이피, 혁신기술 티셉 29일 전세계 공개

국내 의료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업체가 코로나19(COVID-19) 폐렴 병변을 순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X-레이 사진 한 장으로 경증 코로나 환자부터 응급치료가 필요한 중증까지 가려낼 수 있다.

X-레이 영상만 있으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어 코로나 폐렴 중증도를 신속하게 평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접촉을 시작했다.



26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원내 1호 벤처기업인 메디컬아이피는 이날 X-레이 기반의 코로나19 정량화 AI 플랫폼 ‘TiSepX(티셉)’ 개발을 완료, 조만간 전 세계 공개할 예정이다.

티셉은 메디컬아이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딥러닝 혁신기술로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폐렴에서는 다수의 결절과 염증이 보인다.



메디컬아이피는 올 초 CT(컴퓨터 단층촬영) 사진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중증도를 판별하는 기술(MEDIP COVID19)을 개발했는데, 이번에는 티셉을 통해 X-레이 사진 1장으로 이를 분석하는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는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통해 2차원으로 찍혀있는 X-레이 의료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시킨 후 분석하는 방법을 활용했다"며 "X-레이에서 폐렴 병변의 3차원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에게 중요한 폐렴 병변의 면적과 비율 등 코로나19 치료에 중요한 수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며 "경증부터 중증까지 환자의 상태를 즉각 판별할 수 있는데 기존 CT와 99% 이상 일치하는 분석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적잖은 비용과 공간이 필요한 CT에 비해 X-레이 촬영은 중소 병원에서도 가능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코로나19 진단 환자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분석까지 수 시간이 소요되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확진 이후 중증 환자의 신속한 선별에 쓰일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평가다.

티셉은 간단한 X-레이 영상과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든 '수초 내 즉시'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현장성과 휴대성, 활용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기업들은 이미 메디컬아이피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아마존은 메디컬아이피 AI 딥러닝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티셉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무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티셉을 통해 분석된 코로나19 환자의 폐 X-레이 사진/사진제공=메디컬아이피티셉을 통해 분석된 코로나19 환자의 폐 X-레이 사진/사진제공=메디컬아이피


미국의 의료기기 메이저 업체 한 곳은 티셉을 장착한 휴대용 X-레이 촬영장비 개발을 논의하는 중이다.

메디컬아이피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0)에 △티셉 △체성분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 딥캐치 등 의료 AI 기술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티셉은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돼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국가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티셉 홈페이지에 코로나19 환자의 X-레이 사진을 업로드하면 수초 내 코로나19 폐렴병변 3차원 시각 정보와 수치 정보가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상태가 심각한 중증 폐렴 환자를 선별할 수 있고 치료가 시급한 환자에게 의료자원을 집중하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X-레이 촬영의 경우 미약한 방사선이라 큰 문제가 없고 코로나19 경증환자도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편 메디컬아이피는 의료영상 AI 분석기술과 의료용 3D 프린팅 기술로 주목을 받아왔다. 의료영상 분석과 관련해서는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3D 프린팅에 대해서는 가트너에서 주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의 범부처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을 맡고 있으며, 앞서 올해 초에는 CT 영상을 활용한 코로나19 폐렴 정량화 기술을 개발해 세계에 무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사진제공=메디컬아이피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사진제공=메디컬아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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