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우린 왜 이렇게 적어"…동학개미 또 제도 바꿨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11.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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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가 해냈다."

최근 공모주 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결국 IPO(기업공개)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동학개미'로 표현하기도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투자 수요가 올해 공매도 금지, 주식 대주주 과세 기준 유지에 이어 공모주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8/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8/뉴스1


금융위 공모주 배정 방식 변경…개인투자자 맞춤형 제도 개편
금융위원회는 18일 '기업공개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 기회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공모주 중 일부를 균등 배정 방식으로 증거금 규모와 상관없이 개인 투자자에게 고루 나눠주고, 개인 투자자 배정 공모주 전체 물량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된 공모주 물량 중 50%는 증거금 규모와 상관없이 청약에 참여한 개인 모두에게 같은 수량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나머지 50%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증거금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IPO 주관사가 일부 재량을 발휘해 배정 방식과 구조를 조율할 수 있게 했다.

금융위는 균등 배정 방식으로 일괄청약, 분리청약, 다중청약을 제시했다. 일부 차이는 있지만, 소액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개인 배정 공모 물량 확대도 눈에 띈다. IPO 시장에서 거의 20%로 굳어진 공모주 개인 배정 물량을 최대 3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다.


확대되는 10% 물량은 우리사주조합과 하이일드펀드 우선 배정 물량에서 확보하는 방식이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는 공모 청약 물량은 비교적 자주 미달이 발생하는데, 이 미달 물량은 그동안 기관 투자자에게 주로 배정됐다. 이 미달 물량 중 최대 5%에 해당하는 물량을 개인 투자자에게 주겠다는 의미다. 오는 12월 증권신고서부터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하이일드펀드에 공모주 10% 우선 배정 혜택을 주는 제도가 올해 말 끝나는데, 이를 3년 더 유지하고, 이 중 5%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1년 초부터 적용한다.

개인 투자자 공모주 접근성 높아질 듯
금융위의 이 같은 제도 개편안은 개인 투자자의 공모주 접근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개인 투자자의 높은 공모 시장 투자 수요를 금융당국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배정 물량 20%가 기관에 비해 적다는 여론이 크게 일었다. 수천만원을 증거금으로 내고도 1~2주를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소액 투자자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띈다. 균등 배정 방식 도입으로 고액 자산가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재의 공모 시장 구조에 일부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 개편안에 포함된 공동 주관사 중복 청약 방지 역시 청약 한도 이상을 베팅하려는 고액 자산가의 행태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 A씨는 "그동안 공모주 투자를 하면서 증거금으로 낸 돈에 비해 실제 배정 받은 주식 수는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며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개인 배정 물량의 절대적 규모가 커지고, 또 일부는 균등 배분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는 공모주에 대한 가격 결정 능력이 없고,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심한 편이라 무조건 배정 물량을 확대하는 데 대한 우려는 있다"며 "하지만 최근 개인의 공모주 투자 수요가 매우 높아진 건 사실이기 때문에 개인 배정 물량을 확대하고, 추가로 균등 배정 방식을 도입한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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