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란히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양 사를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사실상 '개점휴업'으로 겨울잠에 들어간 모두투어와 달리 하나투어는 한껏 허리띠를 졸라매고 국내 사업에 발을 들이는 등 '여행절벽' 탈출을 모색하며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서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투자와 버티기란 서로 각기 다른 카드를 꺼낸 양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단 분석이다.
양 사의 송객실적을 살펴보면 처참한 수준이다. 하나투어의 7~9월 패키지(PKG) 송출객 수는 868명에 불과하다. 62만명을 보냈던 지난해와 비교해 99.9%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명의 패키지 여행객을 해외로 보냈던 모두투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분기 53명에 이어 3분기에도 송출객 수가 61명에 그쳤다.
겨울잠 들어간 모두, 국내로 눈 돌린 하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무급 및 유급 직에 들어간 모두투어 사무실이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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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는 국내 여행시장에 눈을 돌리며 수익창출을 꾀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체력을 기르고, 향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까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국내 사업을 벌여 본 경험은 적지만, 다양한 해외 패키지를 운영한 노하우를 살려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실제 하나투어는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과 가상 해외여행상품 '스카이라인 여행'을 선보였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강릉·포항·제주 등 국내 상공을 비행한 뒤 돌아오는 코스의 상품인데, 판매 하루 만에 전 좌석 완판했다. 공항 인근 특급호텔인 파라다이스시티와 네스트호텔까지 연계한 럭셔리 항공+숙박 패키지를 내세운 것이 효과를 봤다. 국내여행 강점이 있는 자회사 웹투어도 불황 속에서도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달리 모두투어는 사실상 영업활동이 멈춘 상태다. 지난해부터 디지털 전환이나 사업 다각화를 노렸던 하나투어와 달리 패키지여행, 항공권 판매에만 집중해왔던 만큼, 국내여행 등을 모색하기엔 여력이 부족했다. 다만 2분기와 비교해 예상 외로 선방한 이유는 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자유투어의 경우에도 직원들 80% 가량 줄이고 본사 건물까지 철수, 오프라인 영업을 완전히 중단했다.
이러다 '모두' 살아나긴 어렵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국 글로벌 여행교류의 재개가 반등의 관건이다. 최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방역모범 지역/국가간 자가격리 면제 등 여행규제 완화)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해외에서도 여행교류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제한적으로나마 여행교류가 재개돼도 디지털 전환 등을 진행하는 하나투어와 달리 모두투어의 적응은 다소 더딜 수 있단 관측이다.
실제 하나투어는 업계 최초로 '안심여행 체크리스트'를 선보이는 등 신(新)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는 '안전여행' 기준을 마련, 아웃바운드 재개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여행업계 위기극복 토론에서 "통제가 어려운 개별여행(FIT)은 무리지만 여행사가 항공, 숙박, 교통 등 여행사가 코로나 방역이 인증된 프로세스를 만들어 상품을 운영하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