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4분기 실적 올해 최대치 예상…수주 물꼬 튼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11.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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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역대 최악의 발주 가뭄 속에 국내 조선 빅3사가 지난해보다 나은 3분기 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이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잇달아 수주하며 올 4분기 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198,300원 ▲7,300 +3.82%)은 올 4분기에 7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개 분기 누적 수주량인 41억5000만 달러의 1.7배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를 당초 157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30% 낮췄지만, 올 4분기부터 수주 흐름이 좋아져연간 목표 달성에 자신감이 커졌다.



올 3분기까지 조선업황은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수주절벽에 처했는데, 올 1~3분기 글로벌 누적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인 49%에 그쳤다. 이 기간 한국의 수주량은 글로벌 발주량의 26.8%인 262만CGT다.

올 9월 말까지 글로벌 누적 선박 수주잔량도 6806만 CGT로 1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 감소한 62억2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한국조선해양 옵션만 62억 달러…VLCC 문의 잇따라
이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한국조선해양은 올 4분기 수주가 부쩍 늘고 있다. 이미 현대삼호조선과 현대미포조선 등 자회사들을 포함해 62억 달러 상당의 옵션과 LOI(건조의향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LOI에 LNG선 15~17척 수주 가능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를 정식 수주로 연결시키기만 해도 연내 수주목표 110억달러는 충분히 해결된다.

LNG선 뿐 아니라 VLCC(초대형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비수기인 4분기에도 특수를 띠고 있다. 글로벌 화물 물동량이 급등하며 컨테이너선이 부족해져 조선사에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현대미포조선도 4분기에 LPG선과 LNG 벙커링(LNG를 주입하거나 옮기는 시스템), 소형 운반선 등에서 다수의 수주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쇄빙선 6척…삼성重도 LNG선 수주 기대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도 지난달 유럽 선사로부터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2억9100만 달러의 쇄빙 LNG선박 6척 건조계약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LNG 관련 수주는 FSRU(부유식 저장장치) 1척, LNG 바지선 2척, LNG선 6척으로 총 28.3억 달러 규모다. LNG 수주로만 연간 수주목표 72억1000만 달러의 39%를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0월 수주한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옵션 1척과 지난 8월 수주한 WTIV(풍력터빈설치선) 옵션 3척도 수주잔량으로 남아있다.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은 지난 9월말 기준 연간 수주목표 84억 달러의 12% 수주에 그쳤지만 연말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은 Arctic LNG-2 프로젝트의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어 이 프로젝트에서만 10척 정도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토탈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수주가 장밋빛이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발주 규모가 최대 16척으로 이 중 절반을 한국조선해양이, 나머지 절반은 삼성중공업이 가져갈 공산이 크다.

지난해 연말에도 국내 조선 빅3사가 대형 LNG 운반선 발주물량을 싹쓸이해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수주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2월엔 전 세계 대형 LNG 운반선 발주물량 11척을 모두 수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선주가 몰려 있는 유럽 주요국들이 최소 한 달 간 국가 봉쇄에 들어가 선주들의 발주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과 내년초에 국내 조선사가 다수의 LNG선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입찰 준비가 마무리된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수주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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