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내년 완공 어렵다…“처음부터 무모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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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신동(대전) 라온 건설현장 사진/사진=IBS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신동(대전) 라온 건설현장 사진/사진=IBS


우리나라 기초과학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이온 가속기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혈세만 낭비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권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은 2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중이온가속기 전체 범위를 내년 말까지 다 완공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 신동지구과학벨트에 구축중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사업비 1조 5000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애초 2017년 구축될 예정이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지 보상이 늦춰지는 등의 이유로 2차례 연기돼 완공 시점이 2021년으로 4년 미뤄졌다. 지금까지 라온의 핵심 부품인 초전도가속기 모듈과 가속관 일부만 납품됐고, 상당수는 설치되지 않았거나 성능시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IBS 노조 측은 보도자료를 배포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비용 자체도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중이온가속기가 실현 가능한 사업인지 외국 전문가를 참여시킨 가운데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IBS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 측은 사업기간 2년 연장과 함께 1000억 원에 가까운 사업비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학계 내부에선 목표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정부 예산만 낭비하는 ‘밑 빠진 독’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이날 과방위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를 건설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예산으로 처음부터 무모했다”고 지적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이에 대해 “내년까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기재부와 협의해 예산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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