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하면 1000km 달린다…‘괴물급’ 전기車 전지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0.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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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삼성전자 연구진, ‘세라믹 소재’로 가볍고 오래 쓰는 리튬공기전지 상용화

논문 커버이미지.  리튬공기전지를 탑재한 전기차의 모습. 전지에 쓰이는 유기물 대신 세라믹재료를 써 수명 특성을 크게 개선함/사진=UNIST논문 커버이미지. 리튬공기전지를 탑재한 전기차의 모습. 전지에 쓰이는 유기물 대신 세라믹재료를 써 수명 특성을 크게 개선함/사진=UNIST


한 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보다 긴 10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 전지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공동연구팀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공기전지 내부의 유기물질을 세라믹 소재로 바꿔 그 동안 상용화의 난제로 지적돼 온 전지 수명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리튬공기전지는 현재 각종 전자기기와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보다 10배 이상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 할 수 있다. 또 공기 중 산소를 전극재로 쓰기 때문에 금속 소재를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보다 경량화도 훨씬 유리하다. 가볍고 오래 달리는 차세대 경량 전기차 전지로 각광받는 이유다.



다만, 전지 작동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 때문에 전지 수명이 떨어지는 고질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전지 내부의 유기물질을 고성능 세라믹 소재로 대체, 전지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기존에는 10회 미만이었던 충·방전 수명이 100회 이상으로 크게 개선됐다. 마상복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리튬공기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원천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체 형태인 세라믹 소재가 우수한 이온 전도성과 전자 전도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라믹 물질은 이온전도성만 높지만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전자 전도성도 뛰어나다. 이 때문에 전지의 다양한 구성 부품에 쓰일 수 있다.


연구팀은 양자역학 모델링 기법으로 이온과 전자 모두 높은 전도성을 갖는 물질을 찾았다. 이를 통해 망간 또는 코발트를 품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세라믹 소재가 높은 리튬이온전도도와 전자 전도도를 동시에 갖는 사실을 밝혔다. 서동화 UNIST 교수는 “신규 세라믹 소재는 전자와 리튬이온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리튬공기전지 뿐만 아니라 전지 분야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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