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전성시대 작년에 끝났다"…잇따라 나온 비관론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9.16 04:11
글자크기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업계에서 비관적인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 환경 문제로 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며 석유 수요가 결국 줄어든다는 전망은 많이 있었지만, 그 시기가 당겨졌다는 우려가 더해진 것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러시아 등)는 주중 회의를 연다.

/사진=AFP/사진=AFP


석유 소비량 예상치 낮춘 OPEC
14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매월 내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의 세계 석유 소비량 예측치를 지난달 수치에서 더 끌어내렸다.



이에 따르면 올해(2020년) 석유 소비 감소량은 40만배럴 커진 하루 946만배럴로, 전세계 하루 평균 소비량은 9023만배럴이다. 이는 지난해(2019년) 소비량(9969만배럴)에 크게 못 미친다.

OPEC는 내년(2021년) 소비량 전망치도 37만배럴 줄여, 하루 9686만배럴이 소비될 것으로 봤다. 올해보다는 늘지만 역시 지난해보다는 적다.



여전한 코로나19 상황이 결국 석유시장에는 악재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부진한 석유 수요가 내년 1분기에도 영향을 주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교통 연료 수요 회복세가 느린 것도 석유시장 회복을 더디게 한다"고 썼다.

오는 17일에는 OPEC+ 회원국 장관들이 회의를 가진다. 일부 회원국은 최근 국제유가 재하락세를 우려한다. 유가는 4월 바닥을 찍었지만 올해 초에 비해 여전히 40%가량 낮다.

"석유 전성시대 작년에 끝났다"…잇따라 나온 비관론
BP "정점 이미 지났을 수도"
14일 영국의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보고서를 통해 석유시장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 공개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중 하나는 석유 소비가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회복해 다시 늘어나다 2030년 이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다른 두 시나리오는 이미 지난해 석유소비가 정점을 찍어 그 수준의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각국의 탄소배출 억제 노력, 재생에너지 증가가 '탈 석유'를 부추기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그 속도를 높인다. BP는 재택근무 증가, 여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보고서는 풍력, 태양열 에너지가 2050년까지 현재보다 10배 늘어나고 석유시장은 현재의 절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BP의 보고서는 앞서 나온 다른 석유시장 전망보다 비관적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는 상장하기 전 만든 투자설명서에서 석유 수요가 이르면 2020년대 후반, 혹은 2035년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