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콕' 안해도 되네…침·땀·눈물로 혈당 측정 'OK'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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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침습 방식으로 고통 없이 지속적 혈당 모니터링 기대

국내 연구팀이 체액 속 낮은 농도의 혈당(글루코스)까지 잡아낼 센서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진웅 성균관대학교 교수, 정운룡 포항공과대학교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타액, 땀, 눈물 등 체액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고선택성 글루코스 압전 센서’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표지 논문, 피부 위에서 작동하는 글루코스 센서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피부부착형 패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성균관대학교 김진웅 교수표지 논문, 피부 위에서 작동하는 글루코스 센서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피부부착형 패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성균관대학교 김진웅 교수


당뇨인구 증가에 따라 자가 혈당측정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알코올로 소독 후 채혈하는 침습적 방식 대신 땀이나 눈물과 같은 체액에서 직접 혈당을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연구가 한창이다.



하지만 체액 속 글루코스 농도는 50~200μM(마이크로몰농도)는 혈액 속 글루코스 농도(5~20mM)에 비해 100배 이상 낮기 때문에 100배 이상의 감도를 갖는 센서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은 나노와이어가 코팅된 전도성 마이크로입자를 제조한 후, 은 나노와이어에 다른 단당류가 아닌 글루코스와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보론산을 배열했다.



글루코스가 보론산과 결합하면 은 나노와이어들이 서로 연결되는 데 글루코스가 많을수록 은 나노와이어들의 연결도 많아져 순간적으로 전류가 증가하는 것을 압전기술을 이용해 정밀하게 검출했다.

기존 혈당 측정기는 효소를 통해 글루코스 분자의 산화를 유도하고, 글루코스 산화시 나타나는 전기화학적 변화에 따른 전류변화를 이용해 농도를 측정한다. 측정가능한 농도범위는 2~20mM 수준이다.

하지만 전도성 입자 기반 압전센서는 글루코스 분자와 결합할 수 있는 표면적이 증가해 0.56μM~56mM의 넓은 범위의 글루코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혈액(5~20mM)과 체액(50~200μM)의 글루코스 농도 범위를 모두 포함하므로 비침습적 방법으로 체액에서 혈당측정이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특히 0.60.6(cm2)의 크기 디바이스로 구현할 수 있고 100마이크로리터 수준의 적은 체액으로도 글루코스 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센서는 양산화할 수 있는 기성 부품을 이용해 제작했다.

김 교수는 “은 나노와이어 표면에 어떤 물질을 배열하느냐에 따라 글루코스 이외 다른 호르몬이나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의 농도측정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서녈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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