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에 음식포장 수요까지 가세…포장재 없어서 못판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9.03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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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판지, 테이팩스, 동원시스템즈 등 주목

제지, 포장용품 업체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COVID-19) 재유행으로 언택트 소비가 또다시 늘어나고 있는데 급증하는 택배에 음식점 포장용기 수요까지 더해졌다. 실적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택배 물동량은 전년 동기대비 20~30% 늘었는데 하반기에도 수치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면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쿠팡은 올 상반기 1만2277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었고 택배1위 CJ대한통운 (126,800원 ▲1,800 +1.44%)의 올해 상반기 택배부문 매출은 1조5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었다.



한달 뒤면 추석까지 다가 오는데 올해 명절은 예년보다도 택배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차례상 장보기는 물론 귀성, 귀향 이동이 줄어들고 이를 선물 택배가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양천서브터미널 / 사진제공=CJ대한통운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양천서브터미널 / 사진제공=CJ대한통운


이에따라 관련 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인데 뭐니해도 수혜가 큰 것은 제지업체다. 중국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며 골판지 박스의 주원료인 폐지수입을 금지한 후 국내 폐지 가격이 급락했다.

한국은 중국에 연간 30만~60만톤의 폐지를 수출하고 있었는데 2019년에는 폐지 수출량이 60% 넘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폐지를 모아 골판지로 생산하는 업체들은 원가인하 효과가 크게 발생했는데 이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제지업체들이 중국에 폐지 대신 골판지를 수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골판지 수출은 전년대비 160% 증가했다.

다만 제지업체들이 모두 수혜를 입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택배포장지 수요는 급증했으나 제조기업들의 가동률이 둔화된 탓에 일반 산업용지나 특수용지 자체의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골판지 등 포장지 비중이 높은 업체를 봐야 하는데, 주목할 업체로는 삼보판지가 꼽힌다.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지혜 한국기업데이터 선임전문위원은 "삼보판지 (10,360원 ▼20 -0.19%)는 고려제지, 삼화판지, 한청판지 등을 계열회사로 편입하여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확보하고 있다"며 "2017년 전북 익산공장을 증설, 지난해 4월 가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기존라인의 11% 가량 증설이 이뤄졌는데, 익산공장은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입주해 여건이 좋다는 지적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에는 풀무원, 올바른 등 다수의 식품회사가 있다.

포장용기 업체 가운데 주목할 기업으로는 테이팩스 (21,200원 ▼200 -0.93%)가 있다. 테이프 전문생산업체로 디스플레이용 제품도 만드는데, 식품이나 주방용품에 포장에 쓰이는 유니랩 매출비중도 50%가 넘는다.

테이팩스는 국내 식품 포장용 랩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아이템과 B2B, B2C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강점이라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4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0%가량 늘었다.

이밖에 백판지 제조업체 세하를 인수한 해성산업 (7,370원 ▼80 -1.07%), 농자재 유통 및 패키징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10,800원 ▲20 +0.19%), 참치캔을 비롯한 식품용기와 포장재 생산업체인 동원시스템즈 (41,550원 ▼350 -0.84%) 등도 실적 추이가 좋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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