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2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주요국 의회의 의원 복장규정'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국회에도 명문화된 별도의 복장규정은 없다. 때문에 이른바 관행에서 벗어난 복장을 한 의원이 등원할 때마다 우리 국회와 마찬가지로 논란이 됐다.
프랑스 하원은 남성의원이 반드시 양복정장을 입거나 넥타이를 매야 된다는 규정은 없다. 여성의원에 대한 복장규정도 별도로 없다. 종교적 상징성이나 상업적 메시지, 정치적 슬로건을 나타내는 복장이 금지될 뿐이다.
2017년 7월 미국 의회에선 수십명의 여성 의원들이 모여 "여성도 민소매를 입을 권리가 있다"는 뜻의 '민소매 금요일' 시위를 가졌다./사진출처=미 비영리단체 보트런리드 트위터·
美, '모자 착용할 수 없다' 정도미국 또한 의원복장에 대한 명문화된 별도 규정은 없다. 하원 의사규칙 가운데 '본회의 중 의원은 모자를 착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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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바바라 미컬스키 의원이 바지정장을 입고 등원했던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원이 바지를 입는 것이 허용됐다. 다만 바지를 입더라도 재킷을 반드시 입어야 되며 운동화나 샌들은 금기시됐다.
의원은 아니지만 2017년 7월 CBS 기자가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로비 출입을 제지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 30여명이 의사당 계단과 회의장에서 '민소매 입는 금요일' 시위를 벌였다. 이후로 여성의원이 민소매 옷을 입고 샌들을 신는 것도 허용됐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월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日, 배지 단 상의·넥타이 관례…여성의원, 굽 있는 정장구두만 허용일본 국회 역시 별도 복장규정은 없지만 '국회의원은 국회의 품위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에서는 의원 배지를 단 상의와 넥타이를 착용하는 것이 관례다. 신발은 암묵적으로 부츠와 운동화는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의원은 굽이 있는 정장구두만 허용된다.
국회 입법조사처 "최소주의적 규정 마련 필요"
국회 입조처는 "주요국 의회에서는 명문화된 복장규정 없이 사무정장이 관행으로 자리잡아 왔다"며 "여기서 벗어난 복장을 한 의원이 등원할 때마다 논란이 제기된 점도 공통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 이후 영국 하원이나 프랑스 하원은 복장관행이 완화됐다"며 "여성의원 복장을 둘러싼 논란은 성차별주의 논란과 연계돼 제기됐다는 점도 특징적이다"고 했다.
국회 입조처는 "우리 국회의 경우에도 국회 품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의원복장이 어떤 복장인지를 명확히 하는 '최소주의적 규정'을 마련해 국회의 의정활동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