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엄습하는 'C의 공포'…기업들 '3밀' 관리에 초비상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심재현 기자 2020.08.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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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라인 건설현장에 설치된 '코로나19 격리실'/사진=이정혁 기자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라인 건설현장에 설치된 '코로나19 격리실'/사진=이정혁 기자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또 다시 급증하며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들이 셧다운(일시폐쇄)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연휴에 일부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잇따르며 기업마다 코로나 예방 지침을 일제히 점검하고, 방역을 한층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생산라인 증설에 돌입한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예의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직원 코로나19 확진 판정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 R&D 캠퍼스에서, 지난 15일에는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10,280원 ▼390 -3.66%)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씩 나왔다. 양사 모두 협력업체가 아닌 본사 소속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즉각 사내 역학조사에 착수하고, 사업장 방역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코로나19 비상대응 TF(태스크포스)는 전 임직원에게 '연휴 기간 외출을 가급적 삼가해달라'고 공지했다.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방문할 경우에는 '3밀(밀접·밀집·밀폐) 공간'을 최대한 피하고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이르면 다음 달 본격 착공에 들어가는 삼성전자 경기도 평택캠퍼스 'P3' 공사 현장에는 하루 평균 1만2000여 명의 외주업체 직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현장출입구 근처에 별도의 '코로나19 격리실'을 운영하고 발열자는 입장 자체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만약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를 경우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 건립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말 구미사업장의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서 각각 확진자가 발생해 휴대폰 생산라인인 2사업장을 셧다운한 적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8~30일까지 사내회의와 집합교육 등을 제한하고 지난 5월 초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축소했던 재택근무도 다시 확대하기로 했다. LG전자 (97,900원 ▼900 -0.91%)는 지난달부터 해외 출장 복귀자를 위해 평택과 구미 등에 사내 격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도 개인 방역·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임직원들에게 거듭 당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 30분 셧다운에 손실액 500억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의 경우 생산라인 특성상 먼지 한 톨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근무자들이 방진복을 입고 근무에 투입된다. 환기시설도 갖춘 덕분에 라인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직원들이 장기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4조3교대(조당 20~30명씩) 근무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우려가 공정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한다.

실제 2018년 3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정전 사태로 30분 동안 가동 중단됐을 때 손실액은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입장에서는 셧다운만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생산라인 증설 공사를 일부 속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부터 확진자가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공사를 강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려 기업들의 생산활동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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