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 1.3조 편광판 사업 中매각 정부 손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우경희 기자 2020.07.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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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 1.3조 편광판 사업 中매각 정부 손에 달렸다


LG화학 (373,500원 ▼8,000 -2.10%)이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LCD(액정표시장치) 편광판 사업에 대해 정부가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검토한다.

LCD 편광판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처럼 국가핵심기술은 아니지만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해외에 팔리는 것을 국가 차원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만약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LG화학의 이번 매각은 정부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만큼 LG그룹은 검토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지정 이번주 검토..LG 정부 결정에 촉각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주 LG화학이 중국 산산(Shanshan)에 11억달러(약 1조3200억원)에 팔기로 한 LCD 편광판 사업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논의한다.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중국 업체의 LCD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LG화학은 지난달 산산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IB(투자은행) 업계 등에서 대한전선 (12,400원 ▼250 -1.98%)의 중국 업체 매각설이 돌자 산업부는 한 달 만에 '초고압 전력케이블 시스템'을 국가핵심기술로 전격 지정한 전례가 있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대한전선의 중국 매각도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이번에도 매각 대상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굴기(堀起)'를 선언한 중국인 데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첫 대형 사업 기술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국가핵심기술은 대부분 패널 업체에 국한됐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경제보복 등 국내·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검토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가핵심기술은 △대형·중소형 OLED 기술(디스플레이) △대구경 반도체 제조 단결정 성장 기술(반도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자동차) △리튬이차전지 N 함량 80% 초과 양극소재 설계(전기전자) 등 총 69개다.

'脫 LCD' 선포 LG…국가핵심기술 지정 시 사업전략 차질
'탈(脫)LCD' 전략을 선포한 LG그룹은 편광판 사업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중국 매각에 앞서 산업부의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OLED로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인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도 일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LG 내부에선 삼성디스플레이도 LCD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만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용 LC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10,300원 ▲60 +0.59%)는 최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처음으로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단독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LG그룹은 LG화학 LCD 편광판 사업을 팔아 1조원 이상의 M&A(인수·합병) 실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말까지 심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경제보복 이후 사실상 주요 대기업 지정 검토는 첫 사례이기 때문에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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