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깜빡…갤노트20울트라, 더 오래가는 배터리의 비밀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8.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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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스마트폰에 저전력 OLED 최초 도입
화면 주사율 120㎐~10㎐ 조절해 효율 높여
디스플레이 업계, 화질 넘어 소비전력 경쟁

삼성디스플레이 상품기획팀 남기현 프로(왼), 마케팅팀 이정수 프로(오)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상품기획팀 남기현 프로(왼), 마케팅팀 이정수 프로(오)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는 이전보다 데이터 이동 속도가 20배 빨라지고 데이터 지연시간은 1000분의 1초로 줄어듭니다. 이런 '초저지연' 모바일 환경에선 무엇보다 디스플레이가 중요합니다. 디스플레이 기술로 스마트폰 전체 소비 전력을 낮춰야 초저지연이 더 큰 의미를 발휘하니까요."

삼성디스플레이 마케팅팀 이정수 프로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저전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인 '어댑티드 프리퀀시' 개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사용환경에 맞춰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자동으로 조절해 스마트폰 전체 소비전력을 최소화해준다. 주사율이란 디스플레이가 1초당 표시하는 화면(프레임) 갯수인데 주사율이 높을수록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나 영상을 표현할 수 있다

5G 특명 "고사양 콘텐츠 즐기면서, 전력소모 낮춰라
5G는 120㎐(헤르츠) 고주사율을 구현해 AR(증강현실)이나 VR(가상현실) 등 고사양 콘텐츠도 끊김 없이 구현해준다. 그러나 동시에 5G는 스마트폰 소비전력이 급증하기 때문에 잦은 충전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 이런 전력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것이 5G시대 디스플레이 업계의 또 다른 숙제다.



삼성디스플레이 상품기획팀 남기현 프로는 "120㎐ 구동 기술이 도입되며 60㎐ 패널보다 디스플레이 구동 측면에서만 소비전력이 30%나 늘어난다"며 "동영상처럼 빠른 화면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 사진이나 SNS 작성, 텍스트는 적절하게 주사율을 낮춰서 구동하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워치 기술 스마트폰 첫 적용 성과
/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어댑티브 프리퀀시' 기술은 이 같은 스마트폰 주사율을 최적화해준다. 당장 '정지 이미지' 주사율은 10㎐로 낮춘다. 애플워치에는 이미 적용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 최초 도입했을 만큼 고난도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백플레인은 기존 대비 공정 단계가 늘어나고 수율 관리가 어려워 스마트폰에 활용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백플레인은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픽셀을 동작하는데 필요한 미세하고 얇은 막 형태의 회로(TFT)를 유리 같은 기판 위에 구성하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저전력 구동에는 이 백플레인 변경이 핵심 역할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백플레인 기술은 디스플레이 구동 소자인 박막트랜지스터(TFT)를 기존 LTPS(저온폴리실리콘) 대비 전하 이동도가 100배 빠른 'LTPO'(저온폴리옥사이드)로 바꿔 전력효율을 극대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6년부터 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노하우가 쌓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갤럭시노트20울트라'에 적용될 기술을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개발했다. 저주사율 구동시 휘도 변화로 인한 깜빡임 현상을 없애기 위해 패널 설계와 공정까지 변경하는 까다로운 절차도 거쳤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풍부한 스마트폰용 OLED 양산 경험과 누적된 기술력, 우수한 개발인력으로 백플레인 기술과 구동 기술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빠르게 스마트폰에 적용해갔다"고 밝혔다.

내년 저전력 디스플레이 경쟁 본격화 전망
업계에선 내년에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의 LTPO 탑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본다. 이미 LG디스플레이도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에 스마트폰 OLED에 적용할 계획이다.

5G 등 스마트폰의 고성능화로 이제 스마트폰 전력소비 문제는 스마트폰의 또 다른 기술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이전까지 화질로 승부를 벌여온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젠 저전력 기술 경쟁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두께가 갈수록 얇아지고 폼팩터가 다양화하면서 배터리 부피는 늘리지 않고 전력소모를 줄이는 기술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며 "LTPO는 최첨단 저전력 디스플레이 트렌드의 첫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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