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창업 각오로…아픈곳 싹 치료한 엘앤케이바이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8.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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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박근주 투톱경영 도입하며 위기타개, 주가급등·FDA 승인 등 겹경사

지난해 12월 엘앤케이바이오 (8,750원 ▲20 +0.23%)에 합류한 박근주 대표는 CEO(최고경영자)가 직업인 인물이다. 코레일 관광개발 대표, 한강유람선 사장, 유쉘컴 대표,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교육원장 등 민간기업 CEO와 공기업 기관장을 두루 거쳤다.

초기에는 주변에서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대표의 이력이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엘앤케이바이오와 다소 동떨어져 보였고, 더욱이 당시 회사가 회계문제 때문에 주식 거래정지 조치를 당해 한참 힘들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표가 부임한 후 회사는 회계문제를 깔끔히 정리했고 한국거래소의 거래재개 승인도 받았다. 이후 기업이 정상화되면서 주가가 급반등, 고생했던 주주들도 한시름 놓게 됐다.

사실 박 대표는 이전에도 문제가 있는 기업을 맡아 모두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기업 주치의'로 정평이 난 인물이었다. 박 대표는 "문제가 된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내부관리제도 고도화 작업을 마무리해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투명성을 더욱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주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박근주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박 대표 영입으로 엘앤케이바이오는 투톱시스템을 도입했다. 창업주인 강국진 대표는 제품개발과 해외영업부문을 전담하고, 박 대표는 조직관리역량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사업전략 수립 등을 맡는 역할분담이다.

체제가 정착되면서 시너지효과를 강하게 내자 회사조직이 안정을 찾았고 이 결과 제품개발과 마케팅에도 힘이 붙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박 대표는 "조직관리와 경영총괄은 자신이 있었으나 척추 임플란트라는 새롭고 전문적인 영역이었다"며 "처음에는 공장과 연구소를 직접 발로 뛰면서 신입사원 같은 자세로 열심히 배웠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거래재개를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비롯한 회사 조직과 체제 정비에 각고의 노력을 쏟아부었고 다행히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5차)를 회수해 소각했는데 이는 56만2969주, 발행주식의 4.2%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었다. 박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6차 전환사채와 자기주식도 적절한 시기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엘앤케이바이오가 빠른 속도로 잠재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거래 정지가 풀린 후 최근 주가 회복과 함께 회사 사정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FDA 판매승인과 추가적인 특허취득 등으로 매출증가가 기대된다는 말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주가 회복은 거래정지에 따른 주가 급락을 회복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FDA 판매승인이나 미국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선결과제를 해결했으니 이제는 고삐를 다잡고 제2의 창업에 나서는 각오로 회사 재정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신제품 익스펜더블 케이지의 성공이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의 제품은 수술을 위해 다양한 사이즈를 확보해야 해 재고부담이 컸다. 반면 신제품은 크기조절이 자유롭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으로 기존제품의 3~5개를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형태와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익스펜더블 케이지의 기술 덕분에 소수의 사이즈로 모든 환자에 대응이 가능해 재고 뿐 아니라 물류비 절감의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이어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위축됐던 실적을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술경쟁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글로벌 척추 임플란트 시장에서 10위 안에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근주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박근주 엘앤케이바이오메드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를 위해 회사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매출 증대에 대비한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신사옥 이전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의료기기·의약·바이오 분야 육성책을 내놓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체계적인 신제품 개발에 의한 후속 제품의 출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하고 경영자립기반 구축과 사업다원화와 다각화를 동시에 모색할 것"이라며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척추 임플란트 외의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달 말 예정된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정식선임될 예정이다. 그와 함께 해외마케팅 강화를 위해 영입된 기성욱 부회장도 이사진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담하게 된다.

박 대표는 경영진이 정식 선임되면 제2창업 선포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전은 '100세 시대 100년 건강 기업 실현'이다. 제2창업의 화두는 불언실행(不言實行), 충어근본(忠於根本)으로 말없이 실행하되 근본에 충실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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