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 선거 1년 연기, '코로나 때문'이라는데…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7.3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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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사진=AFP홍콩 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사진=AFP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9월 6일로 예정됐던 홍콩특별행정구역 입법기관 입법회 선거를 코로나 19(COVID-19) 상황 악화를 이유로 1년 연기한다고 31일 발표했다.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기 결정이 "지난 7개월간 내린 여러 결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며 중국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긴급 사태에 관한 법령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홍콩 법에 따르면 태풍, 폭동 등 시민들의 안전이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입법회 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 다만 공중 보건과 관련한 비상 상황에서는 행정장관이 법규를 제정할 수 있는 '비상대권'이 부여된다.



앞서 중국 정부가 9월 선거를 연기하려 들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의 뼈아픈 기억이 깔렸다.

작년 18개 자치구 의원 선거에서는 민주진영이 총 452석 가운데 압도적 과반수를 차지했다. '반송환법' 구호로 시작해 '반중국' 민주화 운동으로 번진 홍콩 시위에 친중 여당이 맥을 못췄다.

현 입법회는 친중국 의원 수가 민주 진영 의원 수보다 많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 그리고 지난 달 30일 발효된 홍콩보안법에 대한 불안으로 9월 입법회 선거에서 750만 홍콩인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쟁점이었다.


전날 홍콩 당국은 친민주화 운동 지도자 조슈아 웡 등 12명의 입법원 후보등록을 기본사상에 관한 자격 미비를 이유로 거부했다.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은 지난달까지 소강 상태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감염자가 매일 100명 이상 늘고 있다. 30일 149명의 신규 확진이 발표된 데 이어 31일 121명이 추가돼 총 확진자가 330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2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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