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레이스 개막…5주간 '무한경쟁'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정현수 기자, 김하늬 기자, 이해진 기자, 유효송 기자 2020.07.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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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원욱(왼쪽부터)·이재정·양향자·노웅래·염태영·한병도·김종민·정광일·신동근·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0.7.24/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원욱(왼쪽부터)·이재정·양향자·노웅래·염태영·한병도·김종민·정광일·신동근·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0.7.24/뉴스1


민주당 최고위원 엇갈린 희비…양향자 '확정' 이재정 '컷오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레이스가 시작됐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정광일 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가 예비경선에서 탈락(컷오프)하는 등 10명이었던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8명으로 줄었다. 민주당은 8월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함께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민주당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 예비경선대회를 열고 최고위원 본선 진출자를 결정했다. 민주당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시행'에 따르면 최고위원 후보가 9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후보는 기호순으로 이원욱(3선), 이재정(재선), 양향자(초선), 노웅래(4선), 염태영(수원시장), 한병도(재선), 김종민(재선), 정광일(안중근평화재단청년아카데미 대표), 신동근(재선), 소병훈(재선) 등 10명이었다.

이 중 2명이 컷오프 대상이었다. 나머지 8명은 본선에 진출한다. 이날 예비경선의 총선거인수는 478명이다. 선거인단은 민주당 지도부와 주요 당원들이다. 투표자수는 399명, 이 중 79명이 기권했다. 후보자별 투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무명에 가까웠던 정광일 대표의 예비경선 컷오프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나머지 1명의 컷오프 대상은 쉽게 예상하기 힘들었다. 이재정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양향자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확정됐다. 민주당의 당규는 1명의 여성 최고위원을 보장한다. 이번에 후보로 등록한 여성 후보는 이 의원과 양 의원 2명 뿐이었다.

민주당은 25일 제주와 26일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지역을 돌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순회합동연설을 개최한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기 위한 전당대회는 8월29일로 예정돼 있다. 민주당의 선출직 최고위원은 5명이다. 이날 양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확정됐기 때문에 8월 전당대회에선 나머지 7명 중 4명만 선출하면 된다.

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은 전국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 국민여론조사(10%), 당원여론조사(5%)를 반영한다. 경선 본선은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 치러진다. 당대표 후보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이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24/뉴스1(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24/뉴스1

최고위원의 모든 것

”당 윤리심판원은 금태섭 전 의원의 재심 청구 결정 때 헌법적 차원의 숙의(熟議)를 해주기 바랍니다. 헌법과 국회법의 규정 등이 충돌할 여지가 있습니다."



지난달 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김해영 최고위원의 발언이다.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금 전 의원에게 당이 징계 결정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독립적 의사기구인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 밝힌다"고 했다. 이날 모든 언론은 그의 발언을 비중있게 다뤘고, 결국 윤리심판원은 당론 위배 행위 징계를 받은 금 전 의원 재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처럼 각 당 최고위원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엔 무게감이 실린다. 최고위원은 정당의 최고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당직자다. 당의 주요 결정 사항에 최고위원들의 생각이 반영된다. 당 지도부는 일주일에 2번씩 최고위원회를 연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그리고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배석한다. 이 자리에서 의원총회 소집을 비롯해 주요 당직자 임명 추천, 각종 회의 소집, 공직선거후보자 추천, 당무 심의·의결 등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는 당대표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로 불리는 최고위원 5명도 선출한다. 최고위원 성향에 따라 당 지도부의 '팀 컬러'가 결정된다. 전당대회 선거유세 기간 동안 당대표 후보자와 최고위원 후보자간 지역별, 성향별 묵시적 '교감'이 이뤄지는 이유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준비 상황 점검을 위한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3/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준비 상황 점검을 위한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3/뉴스1
최고위에선 현안에 대한 당의 대응책과 메시지도 나온다. 최근 논란이 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이해찬 대표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강력한 세금규제 방안의 필요성을 말한 뒤 당정협의에서 관련 대책이 나왔다.



최고위원직은 주로 재선과 3선 이상급 의원들의 '전국구' 정치 무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김병관 전 의원이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최고위원 몫으로 선출됐다. 20대 후반기엔 박주민·김해영 의원이 초선임에도 당원과 대중의 지지로 최고위원이 됐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체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과 당대표가 직접 지명하는 2명의 최고위원으로 구성된다. 당규에 따라 선출직 5명 중 1명은 여성 몫을 보장하도록 돼 있다. 각 최고위원마다 특정 주제와 역할이 주어진다. 이를테면 △박주민(당 플랫폼·연수 및 교육) △박광온(지방자치·자치분권) △설훈(남북관계·동북아 평화) △김해영(청소년·청년) △남인순(민생) △이형석(자치분권) 등이다.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지도부란 측면에서 원내대표단과 성격이 다르다. 원내대표가 직접 임명하는 원내대표단이 '통일된 목소리'를 강조한다면 최고위원은 상황에 따라 당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한다.



20대 국회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소신 발언을 이어간 김해영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이 '무서워' 했던 이해찬 당대표 앞에서 김 최고위원은 꿋꿋하게 공개 소신 발언을 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도,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 아들 세습이 논란이 시작했을 때도, 김남국 공천 논란과 최근 윤미향씨 의혹에도. 그는 "당이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국민 앞에 답을 내놓자"는 취지로 한 발 앞서 나가면서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내에선 계파 논란을 없애기 위해 최고위원회를 없애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온 적이 있다.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촉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고위를 둘러싼 계파갈등 분위기들이 상당하다"며 "최고위를 폐지해서 우리 당을 지지하고 성원하는 계층과 세대 등의 대표들이 함께 지도부를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최고위 폐지는 무산됐고,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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