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식이 열린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 차량이 영결식을 위해 서울시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산을 쓴 시민들이 유리창 너머 실내를 살펴보기 위해 청사 벽 앞에 서 있었다. 그 안에선 유족과 함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 등 공동장례위원장 3명과 민주당 지도부, 시민사회 대표 등 모두 합쳐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 영결식이 진행됐다.
13일 영결식이 치러진 서울시청사 유리벽 앞에 시민들이 모여있다. /사진=김지훈 기자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백낙청 서울대 교수가 조사를 하고 있다. 2020.07.13.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라며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는데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가 않다"며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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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권한대행은 "2011년 10월 27일부터 3,180일간 박원순 시장께서 올곧게 지켜온 시민의 길은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표준이 됐다"며 "이제 서울은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나라, 선진국이 배워가는 도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 여정을 함께한 7만5000명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 투자출연기관 직원들은 시장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함께 가는 길은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어 ”'시민이 시장', '사람존중도시'라는 서울시정의 대전제, 고통 받는 이들의 삶을 회복하고자 했던 박원순 시장님의 꿈을 미완의 과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꿈으로 흔들림 없이 계승해 나가겠다"며 "'모두의안녕(安寧)‘을 위해 앞으로 계속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 권한대행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관련, "특히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을 반드시 지키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표준도시'로의 길을 개척하라(는 것이) 시장님의 마지막 요청사항이었다"고도 했다.
박다인씨, "박원순은 없다. 시민이 시장이다"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열리는 가운데 고인의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7.13. 시사저널 최준필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다. 우리 모두의 꿈 한명 한명의 꿈이 존중받고 실현되는 더 좋은 서울특별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 다시 시민이 시장이다"고 했다.
9일 실종됐던 박 시장이 10일 자정 무렵 성북구 삼청각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선 “미투 진실을 규명하라”는 등 반대 시위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시청사 앞으론 지지자들이 분향을 기다리며 늘어서며 장사진이 생겼다. 일부 지지자들은 "상갓집이다"라며 반대자들에게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요구했다.
사상 초유의 특별시장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56만명이 동의했다. 박 시장을 추모하기 위한 온라인 분향소 사이트에 헌화한 인원은 100만명을 넘었다. 오후 1시 기준 시청앞 분향소의 조문객은 누적 2만1473명이다. 이날만 1091명이 서울광장서 분향했다.
장례위는 영결식이 끝난 뒤 서울 추모공원으로 출발해 고인의 시신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했다. 박 시장은 고향인 경남 창녕에 있는 선산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