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언택트 경제 늘어도…반도체경기 단기충격 불가피"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0.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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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보고서]"코로나19發 글로벌 교역위축 '금융위기' 때보다 클 것"

반도체 업황 선행지표.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반도체 업황 선행지표.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언택트(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반도체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 저하에 따른 내구소비재 수요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출여건을 점검했다.



한은은 "각국의 전례없는 봉쇄조치에 따른 글로벌 공급 차질, 구매활동 제한 및 통관·물류 지연 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글로벌 수입수요는 예상보다 지난해보다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생산·교역 위축 정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9년 세계교역신장률은 마이너스(-) 10.4%였다. IMF는 올해 세계교역신장률을 -11.0%로 전망하고 있는데, 한은은 이보다 더 비관적인 -11.8%를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한국과 교역이 확대된 중국, 아세안5개국의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D램 반도체 수급이 올해 2분기중 초과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스마트폰 만매가 부진하면서 시기가 3분기로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혼재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로 반도체 수요 비중이 더 큰 휴대폰,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반도체장비 출하액 등 관련 선행지표가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방산업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고정가격이 하락할 경우 기업들이 구입시기를 늦추면서 반도체경기 회복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다만 국내 수출에서 비중이 높은 중국 경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반도체 추가수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수출 충격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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