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택시요? 지금 배터리론 못 띄워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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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엑스포 D-100, 함께여는 수소시대]2023년 0.5톤급 ‘파일럿 수소액화 실증 플랜트’ 구축 거대 프로젝트 이끄는 최병일 기계연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연구단장

최병일 한국기계연구원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연구단장/사진=기계연최병일 한국기계연구원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연구단장/사진=기계연


“승객 4~5명을 태우고 약 100km 안팎 거리를 이동할 ‘드론 택시’를 상용화하려면 가장 먼저 액체수소 기술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최병일 한국기계연구원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연구단장은 현재의 전기 배터리 기술은 5년 뒤 ‘하늘을 나는 택시’를 선보이겠다는 정부의 ‘도심항공교통 로드맵(K-UAM)’을 현실화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로 추진되는 수직 이착륙 비행체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용비행체)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 동력으로 날아오른다. PAV가 일정 인원을 태우고 중장거리를 다니기 위해선 배터리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최 단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액체수소’ 개발이다. 이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운송하기가 비교적 쉽다. 실제로 기체수소의 경우 탱크로리 1개에 250kg를 운송하는 반면, 액체수소는 14배인 3500kg까지 운송 가능하다. PAV에 액체수소를 실을 연료탱크와 수소를 전기로 바꿀 고성능 연료전지를 탑재하면 혁신적인 드론 택시서비스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게 최 단장의 설명이다.



“미국 우버에 이어 현대차도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제 액체수소 기술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 수도권에 30만대 수소차가 다니게 하겠다는 정부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액체수소 기술 개발은 필연적이다. 최 단장에 따르면 현재 기체수소를 쓰는 수소차에선 700바(bar·단위 면적당 압력)의 고압수소저장용기가 필요하지만 액체수소를 쓰면 대기압만으로 저장할 수 있다. 그만큼 안전성이 확보돼 도심지 활용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 액체수소는 저장용기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충전소의 30% 수준의 부지에 지을 수 있다. 그러면 도심지역 설치가 쉬워져 수소차 이용자들의 접근도도 높아지게 된다. 충전속도도 현재 기체 충전 시 승용차 1대(5kg 기준)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분에서 3분으로 4배 가량 빨라져 수소차 사용의 편리성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수소 액화에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LNG(액화천연가수)가 기화할 때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한 수소액화공정 설계기술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 일을 최 단장 연구팀이 맡았다.
“하늘 나는 택시요? 지금 배터리론 못 띄워요”
연구단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오는 2023년까지 경남 김해 한국기계연구원 LNG·극저온 기계기술 시험 인증센터에 일일 처리용량 0.5톤(t)의 파일럿급 ‘고효율 수소액화 실증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총 381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되며, 대우조선해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카이스트(KAIST) 등 산학연 총 18곳이 참여한다.


“전 세계에 이미 30개의 상용급 수소액화플랜트가 운영 중인데 우리나라엔 없어요. 내년까지 우리 기술로 설계·구축해 시범 운전까지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2030년을 목표로 한 ‘수소 사회’가 정말 오긴 오는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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