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떨어져야 외국인이 돌아온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6.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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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 지수가 장중 2200선에 도달했다가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개인이 매수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증시 하락을 막기에 힘이 부친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탄탄하게 유입되기 위해서는 환율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전망한다.

8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3% 하락한 2181.1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4개월 만에 2200선을 웃돌았지만, 다시 2180선으로 떨어져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1467억원 순매도 중이다. 기관도 794억원 팔고 있다. 개인 홀로 2497억원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4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순매수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억원 순매수한 상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상승에는 원/달러 환율이 중요하다"며 "원/달러환율이 현재 12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150원으로 복귀할 수 있느냐와 환율 하락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지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20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1202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소폭 상승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환율은 지난 3월 고점(1280원) 대비 5.9%가 빠르게 하락했다. 1150원까지 내려가려면 4.6%가 추가로 하락해야 한다.

이 팀장은 "오는 9~10일(현지시간)에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경우 달러 약세와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하향 돌파하면 외국인 돌아올 것"이라며 환율이 추가 상승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으로 동시에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매수를 시작한다면 시총 상위 대형주, 경기 민감주, 가치주가 유리할 것"이라며 "반도체, 은행, 증권, 건설, 정유, 철강, 유틸리티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다만 환율이 1170선에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고,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려워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위험자산이 선호되고 있는데, 이 기조가 얼마나 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빨리 개발되지 않으면 다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재확산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드는데 연기금들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어 환율이 1170원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31억2000만달러 적자로 9년 3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5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혔지만, 흑자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중 긴장 이 고조될 때 위안화 환율과 경상수지가 안정적으로 흑자전환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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