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 사진제공=로이터
29일 오전 11시31분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69포인트(0.18%) 떨어진 2024.85를 기록 중이다. 장중 2006선까지 내려가 2000선 붕괴 위험이 커지기도 했다. 지수 하락을 이끄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으로, 각각 1686억원, 367억원 팔고 있다. 개인은 홀로 1919억원 사들이고 있다.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무역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은 홍콩의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이 경우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에 대한 우대 관세가 사라지면서 '아시아 금융허브' 기능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홍콩은 안정된 환율제도(미달러와 자유로운 교환), 역외 위안화 중심 역할 선점, 낮은 법인세 등 세제상 이점 등을 갖춰 아시아 금융 허브로 역할해왔다.
중국의 주요 수출통로…국내 경제도 타격불가피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중간재 수출국가로, 미국과 중국 모두와 교역이 활발하다. 특히 중국의 수출창구로 홍콩을 많이 이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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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에 따르면 홍콩은 우리나라의 제4위 수출국으로, 2018년 기준 460억 달러 규모를 수출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336억달러에 달해 전체 반도체 수출액(1267억 달러)의 26.5%(2위)를 차지한다. 홍콩으로 수출하는 우리 제품 중 114%가 제3국으로 재수출되며 이중 98%가 중국향(向) 물량이다.
만약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홍콩을 중계무역의 경유국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져 단기 수출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중국과의 무역시 홍콩을 거점으로 활용했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지면 중국 직수출 채널을 뚫기까지 수출 경쟁력 상실, 비용증가 이슈를 겪을 수 밖에 없다.
홍콩시위 / 사진제공=로이터
김효진 KB증권 연구원도 "홍콩 국가보안법과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이 위안화 및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화는 달러당 7.20 위안을 상회하는 위안화 약세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데, 달러/위안은 지난해 고점인 7.20을 넘어서 7.30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가 많다는 점도 증시 불안요소다. 홍콩 증시 급락 시 해당 상품들이 대규모 손실위기에 처할 수 있어서다. 홍콩H지수는 지수형 ELS의 핵심 구성 종목이다. 국내 지수형 ELS는 통상 코스피 200을 비롯해 3개 지수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은데, 홍콩H지수는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 S&P500지수 등과 함께 자주 등장하는 단골 기초자산이다.
다만 아직 녹인(손실 가능구간,Knock-in) 우려는 크진 않은 상황이다. 홍콩H지수는 이날 현재 9520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홍콩H지수의 1년래 최고가는 1만1500선이고, 연평균도 1만선이었다. 설정 당시 지수대에서 적어도 40% 이상 하락해야 녹인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