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맥사진./사진제공=뉴스1
인도 북부 펀자브주 잘란다르 지역에서 약 200km 떨어진 히말라야 산맥이 본자태를 드러냈다. 이처럼 거대한 히말라야 산맥이지만 그동안 뿌연 공기에 가려 볼 수 없었다. 인도 정부의 다양한 노력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로 봉쇄령을 실시하자 자연은 거짓말처럼 되살아났다.
한국도 같은 경험을 했다. 여느때와 달리 올해 1분기(1~3월) 하늘은 '파란색'이었다. 수도권에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12차례 내려진 지난해 1분기와 180도 달라졌다.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겨울철 '삼한사미(三寒四微)'도 사라졌다.
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내고 있는 지난 2월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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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보다 초미세먼지보다 20%↓…농도도 30% '뚝'미세먼지는 얼마나 줄었을까.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3월 국내 초미세먼지(PM 2.5) 배출량은 최신 국가통계인 2016년(4개월 평균치)에 비해 2만2000톤 가량(1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7%(33→24㎍/㎥)가 줄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36㎍/㎥ 이상인 '나쁨' 일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국 평균 2일이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2~3월에 미세먼지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전국 평균농도 개선 효과는 계절관리제 시행 전반기(12~1월)에 1.4㎍/㎥, 후반기(2~3월)에 2.5㎍/㎥로 나타나, 전체기간 동안 약 1.9㎍/㎥가 줄어들었다.
외부요인도 대기 질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평균기온이 평년에 비해 약 2.4도 높아 난방 수요가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 감소도 큰 도움이 됐다. 중국 생태환경부 및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9㎍/㎥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중국도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와 주변 지역에서 국내 계절 관리제와 유사한 추·동계 대책을 했다. 여기다 코로나19로 공장이 멈추는 등 경제 활동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허가형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미세먼지 개선 효과는 코로나19 에 따른 국내외 생산활동 위축, 기상상황, 정책효과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첫 계절관리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계절관리제가 미세먼지 저감에 미친 효과를 명확히 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록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계절관리제 도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 정책 수립에 있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 "과학적 연구를 통한 검증으로 다양한 정책을 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전국 대부분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을 나타내고 있는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하늘이 파랗게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박 교수는 "국내 배출량 통계를 어떻게 정확하게 상세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중국과의 공동 연구 등 동북아시아 국가 간 협력 연구 강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국가통계 관리 강화하기로 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한 국가통계 생산과정에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정보 관리위원회'가 최근 출범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통계의 신뢰도와 신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국의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 성과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중국과의 협력구조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