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부터) 주재열 선임연구원, 임기환 연구원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유전자 증폭실험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국뇌연구원
세포 내 단백질은 수명이 다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유비퀴틴화를 통해 표지되고 프로테아좀이라는 세포 소기관에 의해 분해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불필요한 단백질이 세포 내에 계속 쌓여 암 같은 질환을 유발한다. 유비퀴틴화은 76개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작은 단백질인 유비퀴틴이 다른 단백질에 붙는 과정, 프로테아좀은 세포 내 단백질을 분해하는 커다란 단백질 복합체를 말한다.
게놈 프로젝트로 밝혀진 인간의 유전자 개수가 총 3만여 개임을 감안하면 E2는 매우 적은 양으로 존재하면서 체내 단백질 분해 조절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이다.
연구팀은 전사체 분석기법을 통해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유전자 발현량을 분석한 결과, E2 효소군에 속하는 Ube2h(Ubiquitin-conjugating enzyme E2 H)라는 유전자가 혈액에서 특이적으로 증가함을 발견했다. Ube2h는 유비퀴틴화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유비퀴틴 접합효소인 E2의 효소 중 하나이다. 알츠하이머 질환이 유발된 마우스(실험쥐) 혈액에서도 같은 변화를 확인했다.
한편, 정상세포에서 Ube2h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억제시켰을 때 기존에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타우, 파킨 등의 발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곧 Ube2h 유전자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발현을 조절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알츠하이머 질환 특이적 마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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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유비퀴틴화 효소와 퇴행성 뇌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나아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혈액에서 Ube2h 유전자를 검출해 알츠하이머 진단·치료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혈액 내 Ube2h를 표적마커로 하는 치매 진단키트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분자과학저널(IJMS) 특별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