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미중 무역전쟁 시즌2…공포에 떠는 뉴욕증시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5.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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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욕증시가 이틀째 떨어졌다. 주 초반 쌓아올린 상승분은 모두 사라졌다. 추가 관세 등을 통해 중국에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또 한번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를 몰고왔다.

美커들로 "중국에 코로나 책임 물을 것"…트럼프 "중국에 관세 물릴 수도"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22.03포인트(2.55%) 떨어진 2만723.6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81.72포인트(2.81%) 밀린 2830.71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284.60포인트(3.20%) 급락한 8604.95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주 아마존이 7% 넘게 폭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럽증시도 약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2.64포인트(0.78%) 내린 337.39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나 다른 조치 등 중국에 책임을 지우는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실수였든 고의였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중국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1조달러(약 1200조원) 상당의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D.A. 데이비슨의 제임스 레이건 이사는 "이런 판국에 또 한번의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가 끓어오르고 있다"며 "경기침체 속에서 사람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바로 관세 등 세금 인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發 미중 무역전쟁 시즌2…공포에 떠는 뉴욕증시
美 제조업 경기 11년만에 최악…예상보단 선방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11년만에 최악 수준으로 냉각됐다. 그러나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단 양호했다.

이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1.5로 전월 49.1 대비 7.6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다만 시장의 우려만큼 나쁘진 않았다. 시장은 코로나19의 충격으로 4월 미국의 제조업 PMI가 35.0(마켓워치 기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신규 주문, 생산, 재고 등을 토대로 발표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美FDA,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긴급 승인
장 마감 후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미 당국에서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규제당국이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긴급 사용할 수 있게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길리어드의 다니엘 오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돕기 위해 렘데시비르 150만병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따르면 길리어드가 기부한 렘데시비르 150만병은 4일 미국 전역의 병원들로 전달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 가운데 임상시험 등의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아왔다.

당초 에볼라 치료용으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감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앤소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좋은 소식"(quite good news)이라며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명백하게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싸움에서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NIAID가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위약(플라시보)을 투약받은 대조군의 코로나19 환자들은 회복까지 평균 15일이 걸린 반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들은 11일만에 회복됐다고 파우치 소장은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낮춰주는지 여부에 대한 연구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렘데시비르의 개발사인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도 전날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시험에서 길리어드는 중증환자 200명에겐 5일간, 197명에겐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는데 두 그룹 모두 절반 이상이 14일 이내 완치돼 퇴원했다. 5일 투약 그룹에선 65%, 10일 투약 그룹에선 54%가 14일내 코로나19가 완치됐다.

그러나 사망 사례도 있었다. 5일 투약 그룹의 8%, 10일 투여 그룹의 11%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메스꺼움과 급성 호흡 부전 등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OPEC+ 감산 개시…WTI 일주일새 15% 껑충
국제유가는 오름세로 한주를 마치며 4주만에 처음 주간 기준으로 상승 반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의 감산이 본격 시작되면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94센트(4.99%) 뛴 19.7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0달러 이상으로 뛰기도 했다.

이로써 WTI는 일주일(5거래일) 사이 15% 가까이 뛰며 4주일만에 주간 기준 하락 행진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9시51분 현재 배럴당 7센트(0.26%) 오른 26.55달러를 기록 중이다.

OPEC+는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에서 합의한대로 1일부터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감산에 돌입했다.

전날 노르웨이도 6월부터 올해말까지 북해유전의 생산량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6월에는 하루 25만 배럴, 이후엔 일평균 13만4000 배럴 만큼 산유량을 줄일 계획이다. 노르웨이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동참한 것은 18년만에 처음이다.

최근 국제유가를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권 추락으로 몰고갔던 원유 저장공간 부족 문제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세계 석유 재고량은 4월에 정점을 찍고 안정되고 있다"며 "각국이 봉쇄 완화에 나서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4시58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15.90달러(0.94%) 상승한 1710.1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강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4% 오른 99.0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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