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이너스?' 잠깐 올랐던 국제유가, 또 폭락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28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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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이너스?' 잠깐 올랐던 국제유가, 또 폭락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찍은 뒤 반등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수요 증발 속에 원유 저장고 부족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배럴당 4.16달러(24.6%) 떨어진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인 'US오일펀드'가 근월물인 6월물을 전량 매각한 게 직격탄이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8시33분 현재 배럴당 1.37달러(6.4%) 내린 20.07달러를 기록 중이다.

리스태드 에너지의 뵤르나르 톤호젠 원유시장본부장은 "시장은 원유 저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모종의 조치가 없다면 몇주내 전세계 모든 석유 저장고가 가득 차는 파국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WTI의 실물 인도가 이뤄지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Cushing) 지역의 원유 저장고도 사실상 가득 찼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쿠싱의 원유 저장 용량은 약 8000만 배럴인데, 현재 5000만 배럴 이상이 채워져 있다. 나머지도 대부분 사용 예약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위에도 갈 곳 없는 수많은 유조선들이 원유를 가득 실은 채 떠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현재 해상 유조선에 적재된 원유는 지난달 1일보다 76% 늘어난 약 1억5300만 배럴에 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산육국들의 공격적인 감삼 등을 통해 원유 저장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또 다시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즈호증권은 다음달 국제유가가 배럴당 마이너스 1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는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 석유 수요 감소량 추정치인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소폭 내렸다. 이날 오후 3시44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9.20달러(0.53%) 하락한 1726.4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34% 내린 100.0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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