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유고시 비상계획 준비중…대량난민 대비"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22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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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확인 건강이상설에 휘말린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김 위원장의 유고시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최근 수술 후 무력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인도적 위기 대비 컨틴전시플랜 준비"…'작계 5029'?
미국 보수성향의 케이블방송 폭스뉴스는 21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 소식통을 인용,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의 최종적인 죽음과 관련한 북한 내부에서의 대규모 인도적 위기에 대비해 광범위한 컨틴전시플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북한 내 기아 사태와 중국으로의 대규모 난민 탈출 등을 포함해 김 위원장 사망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루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폭스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계획 가운데 일부는 북한 내 상황 관리를 돕는 데 있어 중국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며 "이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접근성과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에 관한 수송상 문제 때문"이라고 전했다.



과거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북한 정권의 붕괴 등 체제 급변 또는 북한 주민의 대량 탈북사태를 비롯한 돌발사태가 벌어질 경우 이를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는 준전시상황으로 간주하고 대응하는 '작계(Operation Plan·작전계획) 5029'의 개념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방송은 김 위원장 유고시 향후 시나리오에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도자로 나설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조선노동당 고위층이 공동 통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아직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 위원장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은 매우 폐쇄적인 사회"라며 "그곳엔 자유 언론이 없다. 그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 등에 대해 정보를 좀처럼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北김정은, 심혈관 수술 후 무력화됐을 가능성"
미국 지상파 NBC는 복수의 미국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은 뒤 무력화(incapacitated)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NBC의 케이티 터 기자는 "김 위원장이 심혈관 수술을 받고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2명의 전·현직 미 당국자가 말했다. 뇌사 상태"라는 트윗을 올린 뒤 삭제한 바 있는데, 하루만에 방송사 차원에서 톤을 낮춰 정식 보도한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활동 중이라는 청와대의 입장과 배치된다.

앞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지방에 체류 중이고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현재 측근들과 함께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루머로 나돌다 잦아드는듯 했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국내 보수 성향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의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향산특각에서 치료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같은 날 CNN이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최근 수술을 받은 뒤 위중한 상태라는 첩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 중"이라고 전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가 집권 이후 태양절 참배에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가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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