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바이든 지지 선언…트럼프 맞서 진보진영 총결집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14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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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뉴스1(AFP)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뉴스1(AFP)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맞대결 상대로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중도 뿐 아니라 그동안 샌더스 의원을 지지해온 급진세력까지 미국의 진보 진영이 모두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로 결집한 셈이다.



샌더스 "우린 백악관에 당신이 필요해"
샌더스 의원은 13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라이브스트림(온라인 생중계) 대담 중 "우리는 백악관에 바이든 전 부통령, 당신이 필요하다"며 "미국 현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당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모든 민주당원과 무당파, 많은 공화당원들에게 내가 지지하는 후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샌더스 의원이 공식적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몇주 동안 나와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의 보좌진들은 여러 개의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경제, 교육, 기후, 범죄, 이민, 의료 등의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논의해왔다"며 "이 TF가 앞으로도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은 부자 증세와 자사주 매입 금지,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또 지금껏 노년층에게만 제공돼온 공공 의료보험 '메디케어'의 적용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
바이든 "함께 손 잡고 트럼프 꺾자"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급진 성향의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이면서도 2016년에 이어 올해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올해는 백인 노동자와 20∼30대 청년층의 열광적 지지를 발판으로 민주당의 두번째 경선인 2월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군소 후보들이 차례로 경선에서 하차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2파전을 벌였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낙마한 온건파 후보들의 지지층이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결집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위기를 맞았다. 결국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뽑는 3월3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결국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의 선거 활동을 중단한다"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은 캠페인 중단과 동시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진 않았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샌더스 의원의 지지 선언에 "샌더스 의원, 당신이 나를 진정한 대선 후보로 만들어줬다. 난 당신이 필요하다"며 "함께 손 잡고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자"고 화답했다.

지난 9일 CNN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53%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42%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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