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이중잣대'…'노재팬' 외치더니 닌텐도는 예외?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0.04.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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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 화면. /사진=독자 제공'모여봐요 동물의 숲' 플레이 화면. /사진=독자 제공


일본 닌텐도사가 내놓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동물의 숲)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누리면서 '선택적 불매' 논란이 불거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셌는데 '유독 동물의 숲에만 너그러운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이다.

동물의 숲은 지난달 20일 출시 직후 온·오프라인 매장을 가리지 않고 품절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고되고 있지만, 출시 당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제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물의 숲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끝난 것이냐'는 지적과 함께 '유독 동물의 숲만 불매운동의 예외가 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 게임에 열정적인 2030 세대는 지난해 SNS에 인증샷을 올리며 유니클로, 아사히 맥주 등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해 왔기 때문이다.

개그맨 유민상도 동물의 숲 플레이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가 '선택적 불매'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누리꾼들은 KBS '개그콘서트'에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내용의 코너에 출연했던 그가 현 시국에 일본 게임을 이용하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2030 세대의 선택적 불매 논란에 대해 박은아 대구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6070 세대의 일본제품 불매가 신념에 기반한 것이라면 2030의 유니클로 불매는 세대의 문화라는 측면이 좀 더 컸다. 그들에게는 당시 SNS에 불매운동 인증샷을 올리는 게 당시의 중요한 행동이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다들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마침 어릴 때 좋아하던 닌텐도에 새 게임이 나와 유행하니 자연스럽게 수용한 것"이라며 "문화적 유행에 더 민감한 세대인 만큼 '유니클로는 거부했는데 동물의 숲을 좋아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라는 심리적 불편함을 덜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구매자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이모씨(29)는 "유니클로는 대체품이 있지만, 동물의 숲은 없다는 게 (구매의) 가장 큰 이유"라며 "또 유니클로는 '80년 전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등 한국 불매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CF로 논란이 됐지만, 닌텐도는 그런 논란이 없었다"고 말했다.


동물의 숲을 즐기는 대학생 김모씨(23)도 "여전히 일본 불매운동이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동물의 숲 게임은 꼭 하고 싶다"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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