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광고수수료를 기존 월 8만8000원 정액에서 건당 부과방식인 정률제(매출의 5.8%(기존 6.8%))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 몰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상공인 보호를 위헤 공공앱 개발 긴급회의를 가진 뒤 구체적 실행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아한 형제들은 이에 수수료 5.8%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이며, 많은 울트라콜을 독식해온 소수업체를 배제함으로써 나머지 업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2020.4.6/뉴스1
"아 손님 죄송한데...배민으로 다시 주문해주시면 안될까요?"
“배달의민족 주문~!, 배달의민족 주문~!”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돈가스 가게. 끊임없이 배달 주문 알림 멘트가 울렸다. 사장님이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돈가스를 튀기는 와중에도 주문 콜은 끊이지 않았다. 조리하느라 차마 뽑지 못한 주문지들이 길게 혀를 내민 듯 바닥까지 늘어져 있다. 주문지 윗쪽 선반엔 확인된 주문지들이 다닥다닥 열을 맞춰 붙어있다. 눈 대중으로 봐도 열 너덧개는 돼보인다.
그러나 1인 가게나 2~3명의 직원이 고작한 소규모 음식점들은 전화 주문이 달갑지 않다. 한가한 시간대라면 모를까 주문이 밀려드는 시간대에 전화 주문을 받으면 비효율적이란 이유에서다. 왜일까. 일단 배달할 주소와 메뉴를 받아 적기도 버겁다. 또 고객이 원하는 세부 요구사항을 일일이 파악하다 보면 주문이 계속 밀린다. 서울 관악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맵게 해달라, 설탕을 조금만 넣어달라 등 다양한 요구사항이 많다”며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음식점들은 중국 동포를 채용하는 빈도가 높다. 때문에 전화로 주문할 경우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광고수수료를 기존 월 8만8000원 정액에서 건당 부과방식인 정률제(매출의 5.8%)로 변경하면서 독점 횡포 논란에 휩싸이자 "일부 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으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상황이 이렇자, 음식점이나 소비자 모두 결국 배달 앱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측 모두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익숙한 시스템으로 회귀할 것이란 시각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화 주문은 선한 사고에서 시작된 소비 운동이지만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며 “자영업자나 소비자 모두 불만인 상황인데 어찌보면 헤어나오고 싶어도 헤어나올 수 없는 배달의민족 독과점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