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백기투항…열흘만에 수수료 개편 백지화(종합)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4.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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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광고수수료를 기존 월 8만8000원 정액에서 건당 부과방식인 정률제(매출의 5.8%)로 변경하면서 독점 횡포 논란에 휩싸이자 "일부 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으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이달 1일부터 광고수수료를 기존 월 8만8000원 정액에서 건당 부과방식인 정률제(매출의 5.8%)로 변경하면서 독점 횡포 논란에 휩싸이자 "일부 업소가 시장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으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두루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결국 배달의 민족이 백기투항했다. 정률제 방식인 '오픈 서비스'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지 딱 열흘 만이다. 수수료 체계는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기존 방식대로 원상 복구된다. 지난 1일 수수료 개편 후 자영업자들이 '꼼수 인상안'이라며 대거 반발했고 정치권마저 나설 정도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인수합병)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이 결정적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면서 결국 서비스 전환 열흘 만에 백기투항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김범준 대표는 10일 수수료 개편 백지화를 선언하며 "상심하고 실망하신 외식업주님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참담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혼쭐난 배민 "상심하고 실망한 외식업주와 국민들에 깊이 사과"
김 의장과 김 대표는 "요금제 개편 이후 외식업주님들을 비롯해서 관계기관, 그리고 각계에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주셨다. 한결같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이셨다"면서 "더구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는 요금제 개편은 안된다는 말씀도 주셨다"며 이번 수수료 개편이 패착이었음을 자인했다.

이들은 "각계의 충고와 업주님들의 질타를 깊이 반성하는 심정으로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저희는 4월 1일 도입한 오픈서비스 체계를 전면 백지화하고 이전 체제로 돌아가고자 한다. 기술적 역량을 총 동원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방식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앞서 배민은 기존 월 8만8000원인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수수료 체계를 지난 1일부터 매출액의 5.8%를 받는 정률제(오픈서비스)로 전환했다.


정률제 전환은 엄청난 역풍을 몰고왔다. 코로나 사태로 고사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치권 인사들이 독과점 배달앱의 횡포를 비판하고 공공배달앱 개발계획을 제시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전됐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6일 김범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새 수수료 정책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비판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수수료 체계 개편 열흘 만에 백지화를 선언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업주들과 소통 협의체 마련, 정부부처와도 머리 맞댈것"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업주들과 소통 기구인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관계부처와 각계 전문가들과도 머리를 맞대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수수료 변경과정에서 독과점 논란이 불거져 합병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우아한형제들은 "저희는 외식업주님들과 배달의민족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 앱을 통해 식당에 주문이 더 늘어나고, 라이더 분들은 안정적인 소득을 누리시고, 이용자분들께서는 좋은 음식을 원하는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번 오픈서비스 백지화로 배민은 기존 월 8만8000원인 정액제(울트라콜) 위주의 수수료 체계로 돌아가게된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형 업주들이 여러 지역에 무제한 상호 노출이 가능한 울트라콜 깃발꽂기의 폐해가 수수료 개편의 배경이었던 만큼, 우아한형제들이 이에대한 해법도 함께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깃발꽂기 논란 역시 협의체가 구성되면 이를 통해 적절한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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