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사진=AFP
고이즈미 전 총리는 31일 발매된 주간지 '슈칸아사히'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 및 관련 결재서류 조작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 (재무성이)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나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데서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자신이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를 거론하며 "아베 총리는 그 상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거짓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도 "코로나 대책으로 국민에게 수십만엔(수백만원 수준)을 나눠준다고 하는데, 돈을 흩어 뿌리는 것은 좋지 않다. '소비세 제로'도 그렇다. 앞으로 소비세는 중요한 재원"이라며 논의 중인 경기부양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시절(2001~2006년) 아베 총리를 관방장관으로 발탁하며 힘을 실어줬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올랐다가 1년 만에 물러나 1기를 마친 적이 있다. 퇴임 후 탈원전 활동에 몰입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정책 등에 관해 종종 쓴소리를 했으나 아베 총리의 거취까지 거론하면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