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정상 가동' 생산공장, '한·중·멕'만 남았다

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2020.03.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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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외공장 14곳 중 9곳 '셧다운'… "미래전략 본격화로 위기를 기회로"

현대·기아차 '정상 가동' 생산공장, '한·중·멕'만 남았다


현대자동차 (250,500원 ▲6,500 +2.66%)그룹 해외 생산거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실상 ‘올스톱’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 정부 지침에 협력하기 위한 결정이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동차 소비 위축과 부품 수급차질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 현대차그룹는 그러나 이 위기를 기회 삼아 과감한 미래 투자를 통해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 의장라인에서 쏠라리스를 생산하는 장면 / 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 의장라인에서 쏠라리스를 생산하는 장면 / 사진제공=현대차
14개 해외공장 중 9곳 셧다운… 생산력 75%↓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9개 국가에 14개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가동을 멈췄거나 멈출 예정인 곳은 모두 9곳에 달한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인도 첸나이 공장이 오는 31일까지 휴업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체코 노소비체 공장은 다음 달 3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브라질 삐라시까바 공장은 다음 달 9일까지 문을 닫는다. 이날부터 휴업을 시작한 터키 이즈밋 공장은 언제 재가동할지 일정도 못 잡은 상황이다.



기아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이 오는 31일,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이 다음 달 3일까지 문을 닫는다. 한차례 휴업을 진행했던 미국 조지아 공장도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다시 가동이 중단된다.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거점 가운데 가동 중인 곳은 중국 베이징·충칭·쓰촨·옌청 공장과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 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대차는 국내공장(236만대)을 포함해 연간 550만대 규모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357만대로 쪼그라들었다. 기아차도 국내공장(180만대)를 포함해 생간능력이 382만대에서 285만대로 줄어들었다. 국내공장을 빼면 사실상 해외공장의 75%가 놀고 있는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위기를 기회로 게임체인저 도약"… 미래전략 본격 시행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회복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주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르다는 것이 우려된다.


현재 6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자칫 사태가 장기화하며 전략시장인 미국, 유럽 시장 위축이 이어진다면 현대·기아차 실적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했다. 일단 자동차 소비심리가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해외공장 셧다운 등에 따른 물량 감소분 일부를 국내공장 생산량을 증가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사가 특별연장근로 시행 등을 놓고 협의 중이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신차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외 주요 시장 상황에 맞춰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 코로나 실직 고객할부금 면제 프로그램 지원, 보증서비스 기간 연장 프로그램 지원도 진행 중이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인 ‘2025 전략’(현대차)과 ‘플랜S’(기아차)를 조기에 가동한다. 과감한 미래투자를 통해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전략은 현대차가 6년간 61조1000억원, 기아차가 6년간 29조원을 투자해 두 회사가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는 액션플랜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권역별 경영환경에 따라 판매전략을 차별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미래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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