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봉쇄해제?…트럼프 "4월12일 정상화" 조바심, 왜?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3.2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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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봉쇄령'(lockdown) 해제를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12일이란 잠정 시한까지 제시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적인 외출자제령(stay-at-home order)과 일부 업종 폐쇄로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경우 자신의 재선 가도가 가로막힐 것이란 우려에 조바심을 내는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 경우 노약자나 기저질환자 등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보다 경기불황 때문에 더 많이 죽을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가진 화상 타운홀미팅 방식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이 빨리 정상화되는 것을 보고 싶다"며 "나는 부활절(4월12일)까지 그것(상점들)이 열리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동의한다"며 "우리나라는 폐쇄하기 위해 세워진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활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집에 갇혀 있길 원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보다 경기불황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 상당수의 주거형태가 월세인 미국에선 실업난이 곧 주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경제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다음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 조치 해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미국인은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일하러 갈 수 있다"고 했다. 출근을 허용하더라도 자가방역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사람들은 직장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그 밖의 모든 것들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령자들은 사랑스러운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영업재개와 고령자 보호)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치유가 문제 그 자체보다 더 나빠선 안 된다"고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경제마비가 코로나19 자체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우리는 강하게 돌아올 것이다. 의회는 지금 움직여야 한다"며 의회에 1조8000억달러(약 223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인 1억4000만명 사실상 '격리' 상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곧 다시 '영업재개' 상태가 될 것"이라며 "몇달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외출과 10명 이상의 모임을 자제하라는 등의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의 유효기간은 15일로 오는 30일이 1차 시한이다.

이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 16개 이상 주가 외출금지령과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했거나 예고했다. 비필수 인력의 출근과 식당에서의 방문 식사도 금지됐다.

이에 따라 미국인 3억3000여만명 가운데 40%가 넘는 약 1억4200만명이 사실상 '자가격리' 상태에 놓이게 됐다. 식료품·의약품 구입과 야외운동 등을 제외한 불필요한 외출이 금지되는 셈이다.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등 일부주에선 경찰이 불필요한 외출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필수 사업장 폐쇄와 방문 식사 금지 등으로 인해 현재 3%대인 미국의 실업률이 앞으로 3개월 내 8%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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