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무제한으로 푼다…"금융위기 이상의 파격"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3.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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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이 무제한적 달러화 풀기에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한도없는 양적완화(QE)를 선언했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경제위기를 막기 위한 파격의 승부수지만, 증시의 반응은 냉담했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통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목표 기준금리(0∼0.25%)를 유지하기 위해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필요로 하는 만큼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15일 5000억달러(약 640억원) 규모의 국채와 2000억달러 어치 MBS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매입 한도를 아예 없앤 것이다.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작된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이 사들이는 자산 규모에 사실상 제한을 두지 않는 파격적 조치"라며 "연준의 이 같은 조치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의 조치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연준은 3개의 대출기구를 신설하고 회사채와 지방채, 자산담보부증권 매입으로 최대 3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도 환율안정기금(ESF)을 통해 300억달러를 지원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미국 전역과 세계 전반에 엄청난 역경을 초래했다"며 "우리나라의 최우선순위는 이에 따라 충격을 받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어 "불확실성이 크지만 우리 경제가 심각한 혼란에 직면해 있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일자리과 소득의 피해를 줄이고 파국이 진정되는 즉시 신속한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부문에 걸쳐 공격적인 노력과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전격적인 무제한 양적완화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모두 장초반 약 1% 떨어졌다. 코로나19 탓에 외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으론 소비를 진작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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