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방문자 4.6만명 늘어난 곳…다 이유가 있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3.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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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을 찾은 등산객들 /사진=독자제공북한산을 찾은 등산객들 /사진=독자제공


#"다음 주 여행 가려고 연차를 냈는데, 해외도 국내도 좀 그래서…. 집에서 쉬면서 매일 집 근처 등산하기로 했어요" (30대 직장인 A씨)

#"매일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가족들이랑 유명 산 자연 휴양림에 멀리 여행 좀 가려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예약할 수 없더라고요. 그냥 집 근처 북한산 다녀왔어요"(50대 주부 신모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감염 위험이 낮고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는 등산을 새로운 취미로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

20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북한산 탐방객은 40만159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6688명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을 줄여 탐방객이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과다.



공단 관계자는 "전년대비 평균기온이 높아 가족 단위 탐방객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 여가활동을 피해 야외 국립공원을 방문한 탐방객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쇼핑몰·백화점·카페·식당 등 밀폐된 공간 대신 상대적으로 탁 트인 야외공간으로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는 평가다. 특히 등산에 새로 입문한 젊은 세대들도 늘어난 표정이다.

직장인 김모씨(27)는 "평소 등산해 본 적이 없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딱히 갈 곳이 없어 집 근처 불암산 둘레길 등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씨(26)도 "음식을 싸서 집 근처 북한산에 올랐더니 마음이 개운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북한산 등산 /사진=독자제공북한산 등산 /사진=독자제공
특히 도심에 인접해 개인 차량으로 접근이 쉬운 산이 인기다. 공단 관계자는 "북한산은 주거지 근처에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편히 갈 수 있고, 개인 차량을 이용할 수도 있어서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립공원공단이 국립공원 예약시설 등을 임시 이용 제한하고, 산림청이 자연휴양림 등의 예약을 중단한 점도 등산객들이 집에서 먼 곳보다는 가까운 산을 찾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외출자제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풀기 위해 집 근처 등산을 추천한다.

최대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외출자제 및 정서적 불안을 겪을 수 있기에 가벼운 산행과 산림치유 활동은 면역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봄철 산행은 지정된 등산로 이용, 사전에 폐쇄·위험구간을 확인하고 여벌의 옷과 장갑 등 보온용품을 준비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 발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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