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기업 신용등급 하향 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3.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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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간밤 미국 뉴욕지수가 일제히 폭락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2.42포인트 하락한 1672.4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50원 상승한 1,243.50원 코스닥지수는 10.22포인트 상승한 514.73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3.17/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간밤 미국 뉴욕지수가 일제히 폭락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2.42포인트 하락한 1672.44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50원 상승한 1,243.50원 코스닥지수는 10.22포인트 상승한 514.73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0.3.17/뉴스1


코로나19(COVID-19)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동시에 타격을 받으며 기업들의 자금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자금경색과 실적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이어 하락하는 등급 대란이 나타날 조짐이다. 이에 대한 후폭풍으로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은행대출 차환 등 기존 자금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업종이 타격을 받고 있으나 특히 항공부문은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한신평의 판단이다.

대한항공 (23,150원 ▲300 +1.31%)은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조정됐으며 한진칼 (90,900원 ▼2,200 -2.36%)도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가 됐다. 이는 현금흐름이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곧 신용등급을 하향시키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충격이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며 "과거 사스(SARS)와는 달리 전염병이 중화권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났고 유럽, 미국으로도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 110여개국이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을 시행하고 있어, 국제 여객운송 및 교류가 상당부분 차단되고 있다"며 "2019년 항공화물 수요가 부진했는데 여기에 아웃바운드 수요까지 둔화되며 여건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9,840원 ▼80 -0.81%)도 상황은 같지만 최근 HDC 컨소시엄에 인수되며 그나마 여력이 보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항공뿐 아니라 이달 초에는 △현대로템 (65,400원 ▼1,700 -2.53%) A-(부정적)→BBB+(안정적) △에코마이스터 (380원 ▼72 -15.93%) B-(하향검토)→CC(하향검토) △OCI (65,900원 ▼300 -0.45%) A+(부정적)→A(안정적) 등의 기업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금융권의 상황도 좋지는 않다. 시중은행은 이상이 없으나 보험권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이 시작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전날 한화생명 (2,915원 ▼5 -0.17%)(A1)과 한화손해보험 (4,860원 ▼130 -2.61%)(A2)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올렸다.

(인천공항=뉴스1) 신웅수 기자 = 16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들이 계류되어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항공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가 늘어나고 있어 항공사별 자구책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로 2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다. 2020.3.16/뉴스1   (인천공항=뉴스1) 신웅수 기자 = 16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들이 계류되어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항공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가 늘어나고 있어 항공사별 자구책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로 2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줄었다. 2020.3.16/뉴스1
무디스는 "저금리 환경 하에 수익성 약화 및 자본 적정성 압박에 따른 신용도 약화를 고려한 것”이라며 "경제 성장 둔화, 저금리 장기화, 하방 리스크를 가중하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특히 한화손보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에 대해서는 "수익성 및 자본 적정성 약화를 고려한 것이며 모기업 한화생명의 신용도 약화와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2일 "한국 기업들은 교역 및 수출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취약하다"며 "현재 등급을 부여한 한국 기업 가운데 23%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반적으로 생산측면의 영향은 부정적이며, 판매측면의 영향은 더욱 부정적"이라며 "코로나19의 확산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판매측면 모두에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운송, 호텔, 유통, 영화상영 등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중심 산업의 경우 수요급감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으며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등의 산업에서도 공급차질, 전방산업의 부진 등으로 적잖은 기간 동안 실적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 부품 산업은 중국으로부터 부품공급은 재개됐지만 주요 시장인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판매부진 같은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설명했다.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에 대한 우려는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키움캐피탈(BBB)은 500억원 모집에 170억원 만이 참여했다.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은행 10년 만기 후순위 채권(AA)도 3000억원 모집에 2700억원만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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