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호반건설 IPO, 올해는 한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3.1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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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연내 IPO(기업공개)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모처럼 IPO 시장에 등장하는 대형 건설회사로,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건설업종 밸류에이션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상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변경할지 고민하고 있다. 건설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라 하더라도 IPO 과정에서 IR(투자자 관계)이나 마케팅 측면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연내 상장이라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대신증권이다.



코로나19에도…"호반건설 IPO, 올해는 한다"


호반건설은 아파트 건설 위주로 성장한 기업이다. 국내 아파트 건설 등 비교적 안정적인 주택 사업에 집중한 결과 저가 수주로 인한 해외 프로젝트 리스크 우려가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우량한 재무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2018년 말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2조6887억원, 이 중 현금성자산만 626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3조1960억원, 부채비율은 31.1%다.

호반건설은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 정비 사업에선 실제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종합 건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플랜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IPO 성공 여부는 밸류에이션이다. 호반건설의 자기자본은 3조원 이상으로, 최대 4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꾸준한 실적 성장과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앞세워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실적의 경우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호반과 호반건설 간 합병으로 인한 회계 처리 영향으로 실제와 차이가 있다.

코로나19에도…"호반건설 IPO, 올해는 한다"
최근 우리 증시 급락으로 안 그래도 저평가에 시달리는 건설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더욱 낮아졌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현대건설 (34,600원 ▼200 -0.57%), 대림산업 (50,500원 ▲900 +1.81%), GS건설 (15,150원 ▲230 +1.54%), HDC현대산업개발 (17,690원 ▼100 -0.56%) 등 주요 건설 회사의 PBR은 0.3~0.5배에 거래 중이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 (26,600원 ▲750 +2.90%)처럼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갖춘 건설 회사는 PBR 2배 안팎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결국 호반건설의 사업 경쟁력과 잠재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이 공모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사업 위주의 건설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택 시장이 선시공 후분양 제도로 변할 텐데, 현금 보유 여력이 뛰어난 호반건설 같은 기업이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주택 사업 위주로 성장한 호반건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부동산 개발, SOC(사회간접자본), 플랜트, 해외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하는데, 이 같은 성장 전략을 IPO 시장에서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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