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실험실에서 코로나19 진단 가능해진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3.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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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생물안전 2등급 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검출법 개발 공개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자료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자료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국내 연구진이 현재 코로나19 진단검사에 걸리는 시간(6시간)을 2시간 가량 단축하고, 비용도 기존 16만원에서 1만8000원(재료비 기준)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는 검사법을 내놨다.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연구팀이 11일 공개한 이 검사법은 대학 연구실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일반적 분자생물학 실험을 할 수 있는 생물안전 2등급 시설에서 도입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생물안전 2등급 연구 시설은 전국에 4000여 곳 정도로 추정된다. 최근 신천지·콜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대량의 검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검사 가능 의료기관을 더 늘리기엔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이번 검사법이 새로운 해결책이 될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여부를 실험실에서 신속히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IBS에 의해 개발됐다. 무증상자를 타킷으로 하는 이번 기술은 진단비용은 1만8000원 미만이고 소요 시간은 4시간 이내다/자료=IBS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여부를 실험실에서 신속히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IBS에 의해 개발됐다. 무증상자를 타킷으로 하는 이번 기술은 진단비용은 1만8000원 미만이고 소요 시간은 4시간 이내다/자료=IBS
기존 검체채취가 약 20cm 길이의 긴 면봉 2개로 채취하는 방식이다. 반면 이 단장 연구팀이 제시한 새 검사법은 일반 면봉으로 목구멍 주변 점막을 긁어 채취하는 방식으로 ‘셀프 채취’가 가능하다. 해당 면봉을 의료봉투에 넣어 연구진에 제출하면 된다. 연구팀은 “의료진이 직접 대면 접촉을 통해 진행하는 채취법이 아니라서 의료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고 자신이 직접 검체를 확보하므로 의료진에 의존한 기존 검사법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집한 검사대상자의 세포 조직 표본에서 RNA(리보핵산)를 추출한 뒤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eal Time RT-PCR)로 음성 여부를 판별한다. 기존 검사법과의 차이라면 검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프라이머(primer)를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는 것이다. 프라이머는 특정 유전자를 합성하는 위치를 일러주는 짧은 유전자 서열을 말한다. 검사에서 이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 양성 판정을 받는다.



연구팀은 일반실험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코로나19에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DNA) 부위를 증폭시킬 프라이머 서열 세트를 직접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DNA’와 ‘피막 단백질 DNA’, ‘코로나바이러스 표적 RNA-의존성 RNA 중합효소 DNA’, ‘표적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 DNA’ 등 코로나19를 특정할 수 있는 4가지 DNA에 대한 증폭 여부 실험도 실시, 신뢰성을 확보했다. 4개 DNA 가운데 한 부분이라도 양성반응이 나타나면 즉각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하고, 4개 부분 모두 음성이 나오면 코로나 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이 단장은 “미국 질병관리본부 프라이머를 활용해 실험해 봤지만 정확하지 않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면서 “공공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프라이머 서열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검사법은 기존 검출법과 달리 한정된 검사기관이 아니라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가 가능한 전국의 실험실에서 누구나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어 무(無)증상자의 무조건적 자가격리나 사업장 일시폐쇄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뇌신경과학회와 한국퇴행성신경질환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익스페리멘털 뉴로바이올로지(Experimental Neurob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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