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울트라 카메라/사진=삼성전자
"이제 연예인 아니더라도 누구나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샤워하고 나올 땐 이제 커튼 꼭 닫아야겠어요."
최대 100배줌까지 지원하는 카메라 기술 혁신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휴대성이 편리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줌 기능을 악용한 몰카(몰래 찍어 올린 영상)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1일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영화 제작자 콜린 로젠블럼과 사미르 초드리가 갤럭시 S20 울트라의 스페이스 줌 기능을 소개했다. 사진 출처=삼성전자 뉴스룸.
갤S20울트라는 '폴디드 줌' 기능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광학 10배 줌(광학 5배줌)을 구현했다. 적어도 10배 줌까진 화질 저하없이 촬영할 수 있다. 특히 망원카메라 기능의 '스페이스 줌'(100배줌)은 갤S20울트라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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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처럼 보였던 스마트폰 카메라 100배줌은 AI(인공지능) 덕분에 가능해졌다. 10배 이상으로 줌을 당겼을 때부터는 AI가 스스로 사진을 자르고 이어 붙이면서 열화가 심한 부분을 보정하는 식이다.
콘서트장이나 운동경기장 제일 뒷줄에 앉아도 무대 위 가수나 코트 위 선수를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선 멀리 떨어진 롯데타워의 꼭대기를 갤S20울트라 100배 줌으로 당겨 반짝이는 조명까지 잡아낸 움짤(움직이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갤S20 공개 영상을 본 직장인 이모씨(35)는 "해외여행을 가거나 콘서트장에 갈 때도 따로 카메라를 챙겨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카메라 기능이 더 좋게 나온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했다.
"무서운 세상이네요. 앞동 아파트 정도는 또렷이 찍히겠는데…"
역대급 카메라폰이라는 극찬 속에서 이를 악용하는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고화질 망원경이나 특수 장비 없이 늘 휴대하고 있는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100배 줌 촬영이 가능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갤S20울트라의 스페이스줌 기능을 이용하면 멀리 떨어져있는 건물 내부까지도 촬영이 가능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이동통신사 매장에서 갤S20울트라를 홍보하면서 줌을 당겨 길건너편 매장 안에 있는 사람의 표정까지 볼 수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 댓글에는 몰카를 걱정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를 지켜보는 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테크앤로 변호사는 "지금도 돈을 주면 고화질 망원경을 구매해 몰카를 찍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며 "성숙한 시민 사회에서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바람직하게 행동하기를 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구를 악용할 것을 걱정해 기술 발전을 막을 순 없다"며 "범죄 행위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