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무섭지만 '비둘기' 파월 믿는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2.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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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바이러스보단 비둘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충격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짓눌러온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비둘기'(통화완화주의) 발언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경기가 둔화된다면 연준이 나설 것이란 기대가 뉴욕증시를 사상최고치로 이끌었다.



중국 추가 확진자 확연한 감소세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장 대비 5.66포인트(0.17%) 오른 3357.7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55포인트(0.11%) 상승한 9638.9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48포인트(0.00%) 내린 2만9276.34에 마쳤지만 오전 한때 장중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4만2000명,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중국의 추가 확진자 수는 지난 4일 388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11일엔 2478명까지 줄었다.


발원지인 후베이성을 제외하면 하루동안 추가된 확진자 수는 300여명에 그쳤다. 지난 3일엔 890명에 달했지만 이후 확연히 줄고 있다.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글로벌 증시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충격은 과장됐다"며 "주식시장의 반등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중론도 없지 않다. 블리클리자문의 피터 브룩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충격이 전혀 없다는듯 오르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은 이에 따른 매출 피해를 벌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퀼인텔리전스의 다니엘 부스 CEO(최고경영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 경제에 분명한 위험"이라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이후 중국은 경제 규모가 4배로 커졌고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중대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파월 "신종 코로나, 미국 경제에도 영향…주시할 것"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경제적 영향을 예단하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중국과 인접 국가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우리 경제전망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서면답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등으로)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에 혼란을 끼치고 글로벌 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유지할 뜻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리 설정된 경로는 없다"며 "경제에 대한 정보들이 우리 전망과 대체로 일치한다면 현재의 통화정책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 전망이 중대하게 달라진다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금리 조정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최대 고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필요할 경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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