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거북이 증상 발현 탓에 전파 속도 빨랐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2.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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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 교수/사진=한림원 이재갑 한림대 교수/사진=한림원


“독감의 경우 초기부터 열이 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1주일간 천천히 증상이 나타났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5일 오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공동개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긴급 공동원탁토론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초기 감염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전파 속도가 그만큼 더 빨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체질적으로) 민감한 분은 증상을 미리 알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 대부분은 자신의 증상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늦은 자각증상이 감염을 더 확산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국내 3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6번 환자의 사례를 보면 증상 초기에 감염이 일어났다”며 “보통 호흡기 바이러스 환자가 증상이 악화됐을 때 전파가 잘 이뤄지던 기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1명은 감염 기간 동안 평균 1.4~2.5명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1.4~1.6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알려진 신종플루보다 더 강한 정도다.



그는 “신종코로나는 신종플루보다 전파력이 강한 데다 무증상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제 2차, 3차 감염 등은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한 두 단계 앞서 선제적으로 조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이를 시행할 단계에 와선 이미(예상한 상황에)닥쳐있는만큼 서너수 앞을 내다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확산 양상이 국외 유입에서 지역사회 전파 단계로 넘어설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외에 태국과 싱가포르 방문자 중에도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젠 지역사회 내 감염 저지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피해를 최소화할 전략 등을 미리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함께 발표자로 나선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생각보다 빨라 유행이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역전파가 생길 때를 미리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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