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황교안, 불교계 비공개 방문…더이상 '육포 논란' 없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20.0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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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영천=뉴스1) 최창호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해 5월12일 오후 경북 영천시 청통면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본사 은해사에서 법타 스님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5.12/뉴스1  (영천=뉴스1) 최창호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해 5월12일 오후 경북 영천시 청통면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본사 은해사에서 법타 스님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5.12/뉴스1


설 명절을 앞두고 '육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교계 원로를 찾아 예를 갖춘다.

황 대표가 4월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종교계 인사들을 만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독교 편향' 공격을 받아왔던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취지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31일 오전 위례 신도시에 있는 상월선원을 비공개 방문할 계획이다.



상월선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전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등이 동안거(冬安居, 승려들이 겨울에 한곳에 모여 수행하는 것)를 하고 있는 곳이다.

천막 법당으로 불리는 상월선원에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최근 방문해 참배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서울 종로구에서 황 대표와 맞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의 이번 방문은 당 안팎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불교계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은 설 명절 직후 황 대표에게 불교계에 관심과 애정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황 대표는 각계 인사들에게 설 명절 선물을 보내는 과정에서 '육포 논란'을 겪었다. 불교 조계종 승려들에게 보내는 선물이 원래 한과였는데 배송 실무 상에 실수로 육포가 배달됐다. 즉시 물품을 환수하고 사과했으나 관련 보도가 나가면서 신중치 못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 대표가 된 후에는 불교 법회에 갔다가 합장을 하지 않는 등 예법을 갖추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논란의 배경에는 '황교안=기독교'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해왔다. 황 대표는 신학대학원을 나온 전도사로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황 대표는 평소 "개인적 신앙과 별개로 불교를 포함한 모든 다른 종교를 존중하고, 종교의 자유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본인의 의도와 별개로 종교 편향 논란을 겪어야 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당 대표가 불필요하고 억울한 공격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에 진정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에게 폭넓은 종교 행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원로그룹 사이에서도 나왔다. 한국당 전직 당 대표, 비상대책위원장들이 이달 22일 황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인 인명진 전 위원장이 "대표님이 천주교 인사, 불교 지도자들을 만나보셨는지 (모르겠다)"라며 만남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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