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는 잊고, 이제 실적을 봐요"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1.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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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신종 코로나는 잊고, 이제 실적을 봐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모처럼 이틀 연속 올랐다. 최근 일주일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헤드라인을 채웠다.

애플·테슬라·맥도날드 깜짝실적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1.60포인트(0.04%) 오른 2만8734.45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5.48포인트(0.06%) 상승한 9275.16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전날에 이어 이틀째 상승이다.

다만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84포인트(0.09%) 내린 3273.40에 마감했다.



이날 애플과 테슬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하며 각각 2% 이상 뛰었다. 맥도날드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2% 가까이 올랐다.

JP모간의 새믹 차터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여러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깜짝 선물을 줬다"며 "가장 중요한 건 아이폰 매출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개선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S&P 500 소속 기업들 가운데 28%가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며 이 가운데 70%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내셔널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전략가는 "여느 어닝시즌처럼 이번에도 시장의 초점이 '거시'에서 기업 실적 등 '미시'로 옮겨가는 시점이 왔다"며 "현재 거시적 초점이 신종 코로나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美연준, 만장일치로 '금리동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중에 돈을 풀고 단기채권을 사들이는 '미니 양적완화'를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는 소식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현행 1.50~1.75%로 동결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지난해 3차례의 금리인하를 마친 뒤 지난해 12월에 이어 2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10월 마지막 금리인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 경기의 버팀목인 국내 소비에 대한 평가를 기존 '강력하다'(strong)에서 '적당하다'(moderat)로 한단계 낮췄다.

그러나 이밖의 문구는 대체로 지난해 12월과 같았다. 연준은 미국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역시 목표치인 2.0%에 근접하고 있다고 봤다. 또 기업 투자에 대해선 부진하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최대 2%가 아니라 2% 안팎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2%를 밑도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 단기채권 매입 지속…사실상 양적완화
한편 연준은 단기물 국채 매입을 최소한 2/4분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시장에 대한 개입도 오는 4월까지 유지키로 했다.

연준의 단기채권 매입은 명목상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시중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단기자금 조달비용인 레포 금리가 10%까지 치솟자 연준은 월 600억달러 규모의 단기물 채권을 사들이며 시장 안전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연준은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는 1.55%에서 1.60%로 0.0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 관계자는 "기술적 조정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MUFG 크리스 럽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채권 매입을 계속 한다는 소식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공급할 현금 유동성이 주식 랠리의 연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확산세를 이어갔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반감됐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전세계적으로 606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내 확진자는 사망자 132명을 포함해 5997명이며 중국 외 15개국에서 68명이 감염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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