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연초 잠깐 국내외 증시를 뒤흔든 중동발 악재의 영향이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인 데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시장 상승을 견인했던 미국·중국 무역합의 서명이라는 호재성 이슈도 이제 일단락됐다. 이제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이슈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은 다시 펀더멘털, 기초체력(실적)에 대한 얘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악재 해소에 호재 확인이 끝난 후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일(15일) 코스피가 5일만에 약보합세로 마감하며 상승흐름을 잠시 멈춘 것도 이같은 심리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관망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들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시장을 떠받쳤던 요인이었던 글로벌 유동성 증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위험선호가 확장되는 과정이 지속될 것이다. 경기회복이 초입단계인 데다 완화적인 유동성 여건까지 긍정적인 환경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재차 확산되지 않는 한 펀더멘털 둔화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완화적 유동성 여건의 변화가 발생할지 여부가 중요하다. 핵심은 예상치 못한 물가상승 압력 확대"라고 봤다. 최근 스웨덴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자산가격 거품에 중앙은행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는 등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강화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완화정책이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관망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뉴욕 증시의 단기적 낙관 편향이 다소 과도한 수준에 진입했지만 이는 중기적 고점 통과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역합의 서명 등 뉴스에 의존했던 랠리가 둔화될 뿐 구조적인 성장세가 나타나는 섹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유 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경기회복 국면이 도래하더라도 여타 회복탄력이 낮은 업종에 비해 차별적 이익이 예상되는 IT(정보기술), 헬스케어, 통신(미디어) 등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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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외 호재가 확인됐다더라도 한국증시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의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8,9월 바닥을 확인한 후 3개월째 전월 대비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개월 연속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2017년 5월 고점을 형성한 후 27개월에 걸친 긴 하강구간이 마무리됐다는 확신을 준다"며 "(현재의 주가지수 수준은) 미·중 무역협상 체결이라는 재료의 소진, 최근 상승에 따른 기술적 피로감, 거시 사이클에 대한 선반영 우려 등 단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요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사이클 회복 여력을 모두 선반영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추가상승 여력이 아직은 충분하다는 뜻이다.